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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외화운용 삼인방…그들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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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최근 글로벌 환율전쟁의 서막이 열렸다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세계 외환시장 참가자들로부터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들이 있다.


홍택기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 이찬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스콧 칼브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CIO) 등 삼인방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무려 4000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운용,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귀빈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안정과 수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데다 '국가대표'라는 점에서 이들의 어깨는 그 어느때보다 무겁기만 하다.

'국가대표' 외화운용 삼인방…그들은 누구 ▲홍택기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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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택기 원장, 주식·금 투자 등 다변화 나서= 한은은 올 초 외화자금국·투자운용실·운용지원실을 통합해 외자운용원을 출범시켰다. 당시 외화자금국장으로 있던 홍 원장이 초대 원장을 맡았다. 외자운용원장은 3000억달러가 넘는 한은 외화자산의 국외운용을 책임지는 자리다. 대우도 부총재보급으로 국장보다 높다. 자산운용 및 조직운영에 대한 자율성도 주어진다. 그만큼 책임도 막중하다.


홍 원장은 취임 당시 외환보유고의 안정적인 운용을 강조하면서도 주식 등 투자 다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은 외환보유액 중 3.8%에 불과한 주식 비중을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주식뿐이 아니었다. 홍 원장 부임 이후 한은은 13년 만에 12억400만달러어치 금 투자에 나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금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한은 외환보유고 중 금 비중은 0.4%에 불과하다.

한은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외환보유액 중 60% 가량을 선진국 국채 및 정부기관채에 투자하고 있다. 나머지도 회사채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채권으로 굴린다. 90% 이상을 채권으로 운용하는 것이다. 그마저도 선진국 위주로 투자한다. 외화자산의 60% 이상을 미국에만 쏟아부을 정도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다 보니 생겨난 현상이다.


이처럼 보수적인 한은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금·주식 투자 확대는 물론 이번 유럽 재정위기로 선진국 국채 수익률이 급락하자 신흥국 채권투자 등에도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한은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은 발걸음을 뗀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이 10여년 만에 금을 사들이는 등 투자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한은의 보수적인 성향을 감안할 때 이번 변화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아닐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공모에 들어간 차기 외화운용원장이 누가 될 것인지도 큰 관심사다. 한은은 대내외 공모를 통해 전문성·도덕성 등을 갖춘 적임자를 뽑을 방침이다. 단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전문인력이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은 내부에도 지원의 문이 열려 있어 홍 원장이 재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홍 원장은 재임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대표' 외화운용 삼인방…그들은 누구 ▲이찬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이찬우 본부장 '조직 추스르기' 과제= 지난해 10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으로 부임한 이 본부장은 이미 사학연금에서 6년여간 기금운용을 맡은 적이 있다. 경험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데다 비정치적 인물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이전 기금운용본부장들이 대부분 해외통이었던 데 비해 해외시장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국민연금이 올 6월말 현재 해외에서 굴리는 돈은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만 약 315억달러(35조원)에 달한다. 여기다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를 더하면 대략 380억달러(42조원)에 이른다. 국민연금은 한은과 달리 해외투자에서 채권보다 주식 비중이 1:1.4로 더 크다. 특히 해외주식의 88.5%를 위탁 등을 통해 간접운용하기 때문에 해외 투자은행(IB)업계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주무장관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시장에서 이 본부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통한다. 자신의 주장보다는 실무진들의 판단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이 본부장이 그간 '슈퍼 갑(甲)' 행세를 해왔던 국민연금의 나쁜 관행을 바로잡는 데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 감사원으로부터 거래 증권사를 선정하면서 개인적 친분이나 전관예유 등에 따라 평가점수를 조작하는 등 비리가 적발돼 해당 임직원들이 해임되는 등 중징계를 받았다. 이번 감사는 이 본부장이 부임하기 전후인 지난해 9~10월에 걸쳐 이뤄진 것인 만큼 이 본부장에게 책임을 묻기는 힘들다. 그에게 떨어진 과제는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는 일이다.


국민연금이 위탁 물량 등을 빌미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들을 길들인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과거에도 선정 과정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이 본부장의 취임으로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기를 기대해왔다.


국민연금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국민연금의 거래기관을 선정할 때 외부 전문가가 과반으로 참여하는 선정위원회를 통하도록 했다. 선정기준 및 결과를 모두 공개한다. 부정행위를 저지른 임직원 및 거래기관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 비리를 근절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주관을 배제하고 정량평가만으로 선정한다고는 하지만 국민연금이 여전히 '슈퍼 갑'의 위치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예전부터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선정 등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며 "조직의 변화는 수장의 강한 의지에서 비롯되기 마련인데 기금운용본부를 책임지는 이 본부장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해낼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외화운용 삼인방…그들은 누구 ▲스콧 칼브 한국투자공사 투자운용본부장

◇스콧 칼브, 메릴린치 그림자 떨쳐낼까= 우리나라 국부펀드인 KIC의 투자를 총괄하는 칼브 본부장은 미국 월가에서 유명한 투자전문가였다. 그는 한국과도 연이 깊다. 대학 졸업 직후 3년간 연세대 경영대학에서 강의한 적이 있고 1984~1986년 2년간 경제기획원 경제자문관으로도 일한 것이다. 1986년부터 2년간은 영국계 투자은행인 제임스 카펠(James Capel) 서울 지사장을 지내는 등 한국에서 잔뼈가 굵다.


삼인방 중 유일한 외국인이자 해외투자 부문에서 가장 강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실제 그는 KIC로 오기 전 20년 가량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에서 자산운용업무를 수행해왔다. KIC가 모든 자산을 해외에서 굴리는 만큼 국내보다는 해외 전문가가 맡는 게 더 효율적이다. 전임자인 구안 옹 본부장도 그랬다. 하지만 구안 본부장이 현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흡수된 메릴린치 지분 투자 손실로 인해 적잖은 고초를 겪은 점을 감안하면 칼브 본부장에게도 여전히 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KIC는 당시 사들인 메릴린치(현 BoA) 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들어 BoA 지분을 추가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적정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KIC는 2008년 메릴린치 우선주를 20억달러어치 매입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15억달러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봤는데 추가 매입을 통해 물타기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KIC는 BoA 지분을 현 단계에서 손절매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KIC는 2008년 당시 메릴린치 지분을 주당 평균 29달러에 사들였지만 현재 BoA 주가는 7달러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관련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 문제는 칼브 본부장의 연임과도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구안 본부장도 사실상 메릴린치 투자 손실로 인해 연임하지 못하고 물러났기 때문이다. 칼브 본부장은 내년 3월말에 임기가 끝나지만 KIC 안팎의 평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아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는 최근 외신과 인터뷰에서 주식 및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고 직접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헤지펀드나 부동산 등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KIC는 정부와 한은에서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한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은 총 362억달러이며 이 중 90%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다. 투자 비중은 채권이 47.6%로 주식(43.4%)보다 조금 높지만 거의 비슷하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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