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월트 디즈니가 향후 2년 간 신흥국 영화 제작에 파트너로만 참여키로 했다.
최근 디즈니는 중국, 러시아, 중동국 등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국 시장을 겨낭해 해당국 언어로의 영화제작을 추진해왔으나 흥행에 실패하자 전략을 바꾸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디즈니가 신흥국 현지 언어로 제작되는 영화를 2년간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는 최근 신흥국 영화 산업이 급성장하는 추세에 따라 수익과 자본을 다양화 하기 위해 현지 언어로 된 영화 제작에 돌입했다.
러시아의 영화 수익은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 27%로 치솟았다. 중국은 하루에 영화관이 3개씩 생겨난다는 속설이 돌 정도로 빠르게 영화 산업이 성장했으며 10년 이내 영화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그러나 디즈니가 제작한 영화 중 세계적으로 성공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와 같은 영화가 신흥국인 러시아에서만 6500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자 디즈니는 전세계를 겨냥한 영화 산업에 더욱 주력하기도 했다.
반면 중동국을 겨낭한 중동 언어로 제작한 디즈니의 축구 영화인 '더 유나이티드'는 흥행에 실패했다.
디즈니 관계자는 "신흥국 영화 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위험이 크며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자신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성장하는 신흥국 영화 산업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제작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만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디즈니는 신흥국 언어로 된 영화 제작을 중단하고 디즈니의 최고책임자들을 러시아, 중국 등 해당국 시장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로 재배치했다.
FT는 "디즈니가 신흥 시장에서의 미국 영화 개봉은 그대로 유지하되 인도의 UTV소프트웨어커뮤니케이션과 같은 현지 제작사와 손을 잡고 영화를 생산키로 했다"고 전했다.
디즈니는 최근 인도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UTV의 지분을 위해 4억5400만 달러를 제의했다. 이를 계기로 인도 영화 산업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월트디즈니스튜디오 대변인은 "세계적으로 디즈니를 브랜드화해서 제작된 영화들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면서 "우리는 세계화 전략의 일환으로 기존 시장과 신흥 시장을 모두 겨냥한 영화를 제작하고 현지 시장 영화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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