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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연체금리 인하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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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오늘부터 5%포인트 먼저 내려
인하폭 커 비슷하게 맞추자니 수익 하락 우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기업은행이 16일부터 연체대출 최고 금리를 5%포인트 내리고 연체기간별 가산금리를 대폭 낮추면서 다른 시중은행들이 고민에 빠졌다.

연체이자율 하향 조정 등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 등 금융기관의 여ㆍ수신 관행 개선과제'를 발표하자 다른 은행들에 앞서 기업은행이 발빠르게 움직인 것. 이왕 해야할 일이라면 금융당국에 생색도 낼 겸 고객들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연체대출 최고금리를 기존 18%에서 13%로 5%포인트 인하하고 14%였던 연체대출 최저금리도 폐지한다"며 "중소기업과 서민층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진작부터 준비하고 있던 일"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연체기간별 가산금리도 8~10%에서 7~8%로 최대 2%포인트 낮췄다. 연체대출금리 인하로 연체이자는 종전보다 28% 가량 낮아졌다.


금융감독원의 관행개선에 따른 것으로 다른 곳에서도 시행 예정이지만 인하폭이 크고 은행들 중 가장 먼저 발표한 것이어서 다른 시중은행들의 고민이 커졌다. 기업은행이 낮춘 수준에 맞추자니 수익성 하락 등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 중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낮은 하나은행은 이달 말까지 연체대출금리와 중도상환수수료 인하폭을 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현재 16~19%선의 연체대출금리를 물리고 있는 신한은행도 본격적인 연체대출금리 조정 검토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에서는 연체대출이자를 낮출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폭과 시기는 결정하지 못했다.


국민은행도 검토에 착수했지만 구체적인 인하폭이 나올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여러 안을 놓고 관련 부서와 협의 중"이라며 "수익성에 얼마나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기존 연체율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농협 관계자는 "예금담보대출 연체이자는 없앨 예정이지만 연체대출금리 인하는 계획도 없고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연체대출금리 인하가 수익성 하락은 물론 연체율 상승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중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국민은행이다. 6월말 현재 국민은행의 전체 연체율은 1.1%인데 가계대출 연체율은 0.96%, 기업대출 연체율은 1.25%다.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1.39%에 이른다.


우리은행의 경우 0.89%로 가계와 기업대출 연체율이 각각 0.71%와 1.16%다. 신한은행은 전체 0.77%다. 연체율이 가장 낮은 곳은 하나은행으로 전체 0.49%에, 가계와 기업대출 연체율은 각각 0.36%와 0.61%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6일 '여ㆍ수신 관행 개선과제'를 발표하고 현재 14~21% 수준인 은행과 상호금융조합, 보험사 등의 대출 연체이자율을 인하와 연체이자율 하한선 폐지, 예금담보대출 가산금리 인하 등을 개선하도록 했다. 시행시기는 올해 말까지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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