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옛말이 무색해졌다. 치솟는 물가와 늘어나는 가계부채 문제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추석전 화폐공급이 3년 만에 감소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추석전 화폐공급 실적'에 따르면 한은이 추석전 10영업일간(8월29일~9월9일) 금융기관 등을 통해 공급한 화폐(순발행액 기준)는 2조2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10.2%(약 4878억원) 줄었다.
전년대비 추석전 화폐공급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당시인 2008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박상하 한은 발권국 발권기획팀 과장은 "지난해에 비해 연휴일수가 3일에서 4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추석이 예년에 비해 일러 추석자금 지급시기가 각급기관의 급여지급일과 겹치지 않은 데다 최근의 소비심리 위축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국내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이 지속되고 가계부채 문제도 불거지면서 소비가 위축되는 심리적 요인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화폐 종류별 순발행액은 5만원권이 1조9507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반면 1만원권은 4664억원 감소한 2조533억원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추석전에 공급한 화폐중 수도권과 비수도권지역 비중은 각각 45.1%, 54.9%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추석전 화폐 공급액읜 전반(2조3000억원) 정도가 추석후 10영업일 이내에 환수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번 추석전 화폐공급으로 5만원 발행잔액은 9일 현재 24조7882억원으로 늘어 전체 은행권 발행잔액의 52.0%를 차지했다.
반면 1만원권 발행잔액은 5만원권 발행 이후 감소세를 지속해 은행권 유통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7%로 5만원권 발행전(2009년 6월22일 현재 92.2%)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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