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7일 오후 잠실구장.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활발하게 뛰는 선수들. 하지만 두 팀 사령탑은 내내 숙연했다. 모두 오전 영면한 고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의 비보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부산 동아대병원은 7일 “간암으로 치료를 받아오던 장효조 감독이 오전 7시 30분 숨졌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지난 7월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받은 정밀검진에서 간암 발병 사실을 접했다. 간과 위에 암세포가 퍼졌다는 충격적인 결과에 그는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그간 투병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고 이날 오전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LG 박종훈 감독과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은 모두 장 감독의 후배들이다. 박 감독은 “고려대 재학 시절 국가대표로 뽑혀 대만에서 한 방을 쓴 적이 있다. 3년 선배라 어려웠지만 그 뒤로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장 감독은 ‘야구벌레’다. 박 감독은 “방에서도 배트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스윙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며 ‘훌륭한 선수는 타고난 재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후배들에게 좋은 기술과 경험을 더 가르쳐주실 수 있었을 텐데”라며 비통해했다.
김 감독 대행이 떠올린 장 감독에 대한 회상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는 “타격의 달인이었다. 2년 선배인데 (아마추어 시절부터) 영리했다. 탄탄한 기본기에 배트까지 짧게 잡아 안타를 능숙하게 쳐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1, 2루간 빠지는 타구의 스피드는 따라올 자가 없었다”며 “그런 형을 일찍 떠나보내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 전 두 구단 선수들은 모두 장 감독을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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