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서 레바논에 6-0 완승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캡틴' 박주영(아스날)의 발끝이 시원하게 터졌다. '거너스'의 자신감은 태극전사들에게도 기분좋은 자극이 됐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해 아시아 3차 예선 항해의 닻을 올린 조광래호도 덩달아 힘을 얻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레바논과 홈경기서 박주영의 해트트릭과 지동원(선덜랜드)의 2골, 김정우(상주)의 추가골을 묶어 6-0 완승을 거뒀다.
박주영은 2005년 6월3일 우즈베키스탄과 2006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을 통해 태극마크를 단 이후 A매치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한국 대표팀의 A매치 해트트릭도 2008년 6월14일 김두현이 투르크메니스탄과 2010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3-1 승)서 기록한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이로써 조광래호는 내년 2월29일까지 계속되는 월드컵 3차 예선의 첫 발걸음을 힘차게 뗄 수 있게 됐다. 조광래호는 레바논전을 마치고 7일 새벽 2시(한국시간) 펼쳐지는 쿠웨이트와 원정 2차전을 위해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조광래 감독은 지동원을 원톱으로 세우고 박주영-남태희를 좌우 날개로 포진시키는 신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구자철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성용과 이용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웠다. 포백 수비에는 왼쪽부터 홍철, 홍정호, 이정수, 차두리가 섰고 골문은 정성룡이 지켰다.
레바논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0위. 한국(33위)에 무려 127계단이나 뒤져 있지만 조광래 감독은 "체격 조건이 좋고 빠른 역습이 위협적"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약한 상대를 맞는 선수들의 자만심도 경계했다.
하지만 전반 초반부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바로 '캡틴' 박주영의 존재감이었다. 훈련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지만 노련한 플레이에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날에 입단한 자신감이 무서운 시너지효과를 발휘했다.
전반 8분 왼쪽 중원에서 홍철이 올려준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방향만 틀어 찬 볼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부지런히 상대 골문을 위협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한국은 전반 45분 박주영의 머리로 또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기성용의 왼쪽 코너킥을 박주영이 머리로 정확하게 받아 넣어 추가골을 만들어 낸 것.
후반 20분엔 지동원이 차두리의 중거리슛이 골키퍼에 막혀 튕겨나온 것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어 세번째 골로 만들어냈다. 박주영은 2분 만에 기막힌 중거리슛을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후 조광래호는 김정우와 지동원이 잇따라 추가골을 꽂으며 기분좋은 완승을 거뒀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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