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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머 銅' 코즈무스, 슬로베니아의 전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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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잇따른 이변으로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선수들의 명암이 뒤바뀌고 있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수난을 겪는 건 아니다. 예상하지 못한 메달에 함박웃음을 짓는 선수도 있다. 프리모 코즈무스(32, 슬로베니아)가 대표적이다.


코즈무스는 슬로베니아의 해머던지기 간판이다. 2007 오사카대회에서 82.29m를 던져 은메달을 얻었고 2009 베를린대회에서 80.84m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올림픽 무대를 제패하기도 했다. 2008 베이징대회에서 82.02m를 던져 우승을 차지했다. 해머던지기에서 올림픽과 세계육상선수권 타이틀을 모두 획득한 건 그가 처음이다.

코즈무스는 2009 베를린대회 뒤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30대에 접어들며 현저히 줄어드는 힘과 잇따른 잔부상 탓이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10월 재기를 선언, 이번 대회 출전을 강행했다. 타이틀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경기 전 목표는 8위권 내 진입이었다. 눈높이를 대폭 낮춘 건 올 시즌 부진한 성적 탓이다. 최고기록이 79.03m에 그친다. 이와 관련해 코즈무스는 “솔직히 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다”며 “예선 통과도 장담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잘해야 8위권 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괜한 우려였다. 대구스타디움 투척서클 안에서 보인 기량은 기대 이상이었다. 1차 시기에서 77.50m를 남긴 그는 2차에서 79.39m를 던져 무로후시 고지(일본, 81.24m), 크리스티안 팔스(81.18m)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전 시즌 최고기록 경신을 놓고 내기한 전담영양사 세버린 리포브첵과의 승부에서도 당당하게 승리했다.



예상치 못한 메달에 코즈무스는 경기 뒤 “너무 기쁘다. 메달을 거머쥘 자격을 갖춘 선수가 유독 많은 경기였다. 운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솔직히 이런 결과가 나올 줄 몰랐다”며 “2012 런던올림픽을 포기하려 했는데 계획을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낼 경우 그는 대회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코즈무스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내 타이틀을 꼭 지켜내고 싶다”며 “오늘 경기에서 가능성을 충분히 엿봤다. 1년 뒤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1년 뒤 타이틀 수성에 실패한다고 해도 그는 충분히 슬로베니아의 전설로 기억될 것이다. 슬로베니아는 그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총 4개의 메달을 따냈다. 이 가운데 3개는 코즈무스의 것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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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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