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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유선물 포지션 제한 논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9초

2008년 7월 은행의 유가 하락 베팅 문건 공개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글로벌 은행들이 2008년 7월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에 도달하기 직전 유가 하락에 베팅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공개되면서 상품시장 투기세력의 포지션 제한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인용해 2008년 국제유가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기 직전 15개 글로벌 은행들이 유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샌더스 의원이 공개한 2008년 8월19일자 CFTC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상반기에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모건스탠리, UBS 등 15개 글로벌 은행들은 모두 22만9460계약의 원유 순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순매수 포지션은 10만1537계약에 불과했다.


휴스턴 대학교 글로벌에너지운용협회의 크레이그 파이롱 이사는 샌더스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검토한 뒤 "시장을 골치아프게 하는 은행들이 거래하는 대로 가격이 움직인다면 유가는 하락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2008년 7월11일에 사상 최고인 배럴당 147.27달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5개월 만에 배럴당 30달러대로 폭락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이 밝힌대로라면 당시 유가 하락에 베팅한 글로벌 은행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샌더스 의원은 자신이 공개한 자료는 CFTC가 포지션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을 설명해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2일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게리 젠슬러 회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자신이 공개한 자료는 은행과 투기 세력들이 경제를 망가뜨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한을 통해 "과도한 원유 투기 세력이 유가 급락을 유발한 주요 원인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마련된 도드-프랭크 금융규제 법안에 따라 과도한 투기세력의 포지션 제한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CFTC는 이르면 다음달 22일 포지션 제한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도드-프랭크 법안은 CFTC가 장내 및 장외 원유, 천연가스, 밀 등 상품에 대한 포지션을 제한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의 선임 정책 자문을 맡고 있는 워런 구넬스는 "중요한 것은 CFTC가 법을 준수하고 임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과도한 원유 투기를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미 선물산업협회(FIA)는 보안이 유지돼야 할 CFTC 자료가 노출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FIA의 존 댐가드 회장은 샌더스 의원이 CFTC 자료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 매우 걱정스럽다면서 "이는 CFTC가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정보를 수정하고 시장 감시 기능을 수행하는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의 상품 거래 포지션 제한에 반대하는 이들은 여전히 규제당국이 과도한 투기 거래가 가격을 움직이는 주요 원인인지 설명하지 못 한다고 주장한다.


세계 최대 선물 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크레이그 도나휴 최고경영자(CEO)는 28일 CFTC에 서한을 보내 "CFTC는 포지션이 제한이 필요하고 적절하다는 것을 증명해줄만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 했다"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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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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