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대학생들과 마주 앉았다.
29일 여의도 당사 강당에서 가진 당 대표-전국지역총학생회장단모임(부제 '홍도야 우지마라')에서 홍 대표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청취한 뒤 즉석에서 "성적이 나쁜 학생들에게 등록금 지원을 안 하겠다는 말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관심을 끌었다.
대학생 4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 '홍도야 우지마라'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자리에 참석한 홍 대표는 "이 노래가 제 18번다. 홍도가 기생이 되서 오빠의 학자금을 대주다가 시집가서 소박을 맞는다. 그래서 대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고생해서 토론회 제목을 이걸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30대가 취업이 안 되고 희망이 없는 세대가 되니까 변화와 개혁을 실현하고 싶은데, 한나라당 이미지는 부패하고 꼴통보수고 부정적이라는 잘못된 이미지 떄문에 상당히 답답해한다. 오늘 이 자리가 한나라당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좀 완화되고 인식을 달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학점 안 되는 학생들에게 대출을 안 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말했다가 호된 질책을 받았다.
한 학생은 "모든 대학이 대부분 강의에서 상대평가로 점수를 매긴다. 95점을 받아도 100점 맞는 학생들이 많으면 C학점을 받을 수 학점이 안 되는 학생들에게 대출을 안 해준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자금 대출을 하는 이유가 사정 어려운 학생들 중에서는 저 같은 경우만 해도 아르바이트를 4개 동시에 했다. 하숙비와 생활비를 벌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공부하고 과제 할 시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에 홍 대표는 "성적이 나쁜 학생들에게 대출을 안 해주는 게 왜 말이 안 되나"고 언성을 확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은 후 "요즘 학교들이 다 상대평가를 하나? 정말인가?"라고 재차 물은 뒤, 학생들이 "상대평가 "라고 답하자 홍 대표는 "제 말을 취소하겠다"며 학자금 대출 시 성적은 고려 사항에 넣지 않겠다고 정책을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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