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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의 한숨..첫 약세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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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證, '버냉키 정책만으론 한계'..1600~2050선 예상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주식시장이 하락추세로 돌아섰다'는 진단이 국내 증권가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시간을 버는데 성공했지만, 국내 증시는 계속해서 눈높이를 낮춰가는 중이다.


대우증권은 29일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정치적 리스크가 점증하고 있다"며 "증시의 중기 추세가 순환적 약세장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향후 6개월 코스피 전망을 1600~2050포인트로 제시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대우증권은 당초 2100으로 제시했던 코스피 지수 전망치 하단을 이달초 1880포인트로 낮춰 전망했으나, 한 달도 안 돼 재차 수정치를 내놓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견지해왔던 이유는 정책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현재 재정의 힘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고 유럽 재정 이슈도 현실적인 리스크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아직도 주식시장의 편이라고 보지만 민간 경기가 정상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재정이 빠진 통화정책이 효과를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유럽 은행 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아 전망치를 낮췄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나대투증권도 3개월 지수전망을 1600~1980포인트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주에 수정 제시했던 하반기 지수 전망치(1600~2150포인트)의 상단을 다시 낮춰잡은 것. 하나대투는 당초 하반기 예상범위로 2100~2450포인트를 내놓았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는 고려대상이 아니지만 유럽의 재정위기와 은행문제들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조금 더 불확실성과 싸워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버냉키의 잭슨홀 연설이 결과적으로 뉴욕증시에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난국 타개를 위한 해법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게 여의도 증권가의 반응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추가적인 화폐 부양정책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한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과 인플레이션 동향을 확인하기 위한 시간도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버냉키가 QE3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던 만큼 아직까지 미국 경제가 심각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 추가 부양책을 충분히 시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조만간 발표될 미국 경제지표들이 나쁠 가능성이 높고 유럽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라, 현 시점에서 정책 카드를 소진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는 31일부터 시작되는 이탈리아의 국채 만기도래 이벤트, 다음달 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노동절 연설, 9일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CPI) 등이 앞으로 시장이 주목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들 이벤트의 전개 방향에 따라 시장은 크게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이다.


서대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9월 중 추가 정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에 대한 영향은 중립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차분한 대응을 조언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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