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캐나다로 도피했던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거물급 로비스트 박태규(71)씨가 자진귀국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측이 정관계 유력인사들에게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의 열쇠를 쥔 핵심 인물로 지목돼온 박씨가 귀국하면서 저축은행 사태를 둘러싼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저축은행 비리 사태를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박씨가 28일 오후 자진 귀국함에 따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씨가 귀국할 것이라는 첩보를 바탕으로 대비하고 있다가 귀국과 동시에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관계에 인맥이 두터운 박씨가 지난해 부산저축은행이 유상증자로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에서 약 1000억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유치하는 과정에 개입한 뒤 대가로 수억원을 받았고 구명로비를 벌였으며 수사가 시작되자 캐나다로 도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구명로비 과정에서 박씨와 통화를 한 정관계 인사들을 박씨 귀국 전부터 불러 조사중인 한편 "로비자금 명목으로 박씨에게 약 15억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에게서 이미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의혹의 핵심인 박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 초기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그를 수배했고 캐나다 이민국에 박씨를 강제퇴거 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이달 초에는 전담수사관 6~7명을 보강하기도 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