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CEO단상]동방예의지국

시계아이콘01분 40초 소요

[CEO단상]동방예의지국
AD

가족 모두와 몽골을 다녀왔다. 필자는 의사는 아니지만 의료진과 함께 진료 준비를 한 후 7일간의 여정을 돌았다. 진료를 하다 보니 사람들과 피부를 맞댈 정도로 가깝게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의 고통과 기쁨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몽골은 한반도 면적의 7.5배에 해당하며 어마어마한 천연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제 수준은 매우 열악하다. 몽골은 현재 우리나라의 1950ㆍ60년대 정도라 볼 수 있다. 귀국 비행기 안에서 50년 이후 몽골의 모습을 생각하다가 문득 한국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6ㆍ25전쟁 직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그러던 나라가 세계 10대 교역국이 됐으며 세계적 경기침체를 나름대로 견디어 내고 있다. 세계적 금융기관인 골드만삭스는 우리나라가 2050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3조6840억달러를 달성해 세계 13위 경제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1인당 실질 소득수준은 2050년 8만1462달러로 세계 2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예측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국민성이다. 국민성 중에도 우리에게 가장 으뜸이 되는 것이 바로 예의라고 자평하고 싶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렀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존댓말이 가장 잘 발달된 언어를 쓰고 있다. 요즘 막말녀 등 예의실종 사건들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의 대부분은 윗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는 습관이 폭넓게 고착화돼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예의 바른 습관은 조직을 강하게 하고 자신의 입체적 위치를 올바르게 판단함으로써 진퇴를 분명히 하게 하며 더 나은 사회를 향한 비전을 품게 한다. 개인 또는 회사이든지, 국가이든지 간에 모든 어려움의 근본에는 정신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경제의 어려움을 피해 갈 수는 없지만 정부와 세계경제 탓만을 할 때가 아니다. 우리의 모든 어려움의 근본 처방은 예의를 바로 찾는 데 있다고 본다.


예의의 대상이 특정돼 있는 경우도 있지만 불특정된 경우도 많다. 더욱이 세계적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고객을 특정하기 어려우며 정보통신 비즈니스와 같은 분야에서는 예의를 차린다는 것이 어려운 지경이다. 최근 구글 등 정보통신 업체와 금융기관, 홈쇼핑 등 수많은 기업들이 고객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음으로써 충성심이 높은 고객들을 예기치 못할 위험에 빠뜨리는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말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에 대한 예의를 잘 지켜서 번영한 국가가 있다. 한때 유럽에서 가장 빈국이었던 스위스는 창녀와 도둑들이 거리를 뒤덮을 정도였고, 그 나라 젊은이들은 주변국의 용병으로 팔려 나갔다. 그러한 나라가 지금 가장 신뢰받는 나라가 된 것은 예의를 정신가치로 재무장했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국가 문장에는 그 젊은이들의 피와 용맹을 상징하는 사자와 칼이 새겨져 있다.


최근 세계경제를 뒤흔드는 사건은 모두 보이지 않는 고객을 속이는 데서 그 문제의 핵심이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에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과 금융파생상품의 여파는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세계경제의 시발점이 됐으며 유럽과 미국의 퍼주기 복지예산으로 인한 국가재정의 고갈도 그것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국가와 국민, 사업자와 소비자 등 모든 분야에서 예의를 지킨다면 이러한 문제의 대부분은 종식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다행히 예의가 살아 있다. 동방예의지국의 지고한 정신적 가치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부강하며 활기찬 나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 같은 정신을 지키고 계승하려는 노력이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윤주선 한호건설 사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