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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공불락 33.3%..'잠룡에서 야인으로..' 추락한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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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오세훈 서울 시장이 중도사퇴한다. 대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시장직까지 걸면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모든 것을 내던졌지만 결국 승패의 기준인 33.3%의 투표율을 넘지 못한 탓이다.


◆투표율 왜 낮았나= 서울 시내 2206개 투표소에서 실시된 이번 주민투표의 투표율은 25.7%였다. 이는 투표함을 열 수 있는 투표율인 33.3%보다 7.6%포인트가 낮은 수준이다.

투표율 저조는 오전부터 예견됐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잠정 투표율은 9.2%로, 애초 한나라당이 목표로 내세웠던 20%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후 투표율 상승폭은 1~2% 대에 그쳤다. 막판 투표율 상승을 기대했던 퇴근한 직장인들이 투표장에 몰리기 시작한 오후 6시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전문가들은 무상급식 자체가 비교적 한정된 안건이라 전체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힘들었다는 점을 투표율 저조의 최우선 요인으로 꼽고 있다.

또 민주당을 중심으로 투표불참 운동을 벌이면서 이번 투표가 정치성향을 드러내는 사실상 '공개투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유권자들을 머뭇거리게 한 요소로 분석된다. 중도성향 유권자라도 투표를 했다는 이유에서 보수세력으로 규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막바지 휴가철과 평일이 겹쳤다는 점도 투표율 저조에 한 몫 했다.


◆앞으로 서울 시정은 어떻게?= 서울의 시정 운영은 주민투표 후 발등의 불이 됐다.


오 시장의 사퇴 후 보궐선거 직전까지 시 행정은 권영규 행정1부시장 권한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23회 행정고시 출신인 권 부시장은 민선 4~5기 동안 오시장과 호흡을 맞춰온 만큼 서울시의 각종 현안사업을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다. 때문에 보궐선거 전까지 권 부시장이 어느 정도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권한 대행체제인 만큼 기존 사업의 현상유지선에서 시정이 소극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예비비를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양화대교 보강공사나 어르신행복타운, 한강예술섬 사업 등 시의회가 반대하는 사업은 일제히 중단될 것이 확실시된다.


새 시장이 선출되더라도 시정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당장 오 시장이 애착을 갖고 추진해온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한강르네상스), 디자인서울 등의 궤도 수정에 따른 혼란이 우려된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오 시장이 서울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재임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정책이다. 그러나 민선5기 들어 시의회 민주당의 반대에 사업이 사실상 멈춘 상태인 데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 사업과 관련 반대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새 시장은 소속당 여부를 떠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갈아 엎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을 파리나 뉴욕처럼 아름다운 도시로 만든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디자인서울 역시 외형 위주의 시정 정책이란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이와함께 사업 부진으로 애를 먹고 있는 용산 역세권 개발이나 대규모 부지개발, 강남 재건축, 뉴타운 등 각종 부동산 개발사업의 대대적인 수술도 예상된다.


이밖에 서울시 실·국장·본부장 등 기존 고위급 공무원의 대폭적인 물갈이 가능성으로 인한 조직 불안도 우려되는 점이다. 투표가 치러진 이날 역시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투표율 얘기를 하고 동요하는 분위기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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