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로 오세훈 시장의 사퇴가 임박해지면서 서울 시정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오 시장의 사퇴 후 보궐선거 직전까지 시 행정은 권영규 행정1부시장 권한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23회 행정고시 출신인 권 부시장은 민선 4~5기 동안 오시장과 호흡을 맞춰온 만큼 서울시의 각종 현안사업을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다. 때문에 보궐선거 전까지 권 부시장이 어느 정도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권한 대행체제인 만큼 기존 사업의 현상유지선에서 시정이 소극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예비비를 투입해 진행하고 있는 양화대교 보강공사나 어르신행복타운, 한강예술섬 사업 등 시의회가 반대하는 사업은 일제히 중단될 것이 확실시된다.
새 시장이 선출되더라도 시정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당장 오 시장이 애착을 갖고 추진해온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한강르네상스), 디자인서울 등의 궤도 수정이 예상된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오 시장이 서울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재임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정책이다. 그러나 민선5기 들어 시의회 민주당의 반대에 사업이 사실상 멈춘 상태인 데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 사업과 관련 반대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새 시장은 소속당 여부를 떠나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갈아엎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을 파리나 뉴욕처럼 아름다운 도시로 만든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디자인서울 역시 외형 위주의 시정 정책이란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이와함께 사업 부진으로 애를 먹고 있는 용산 역세권 개발이나 대규모 부지개발, 강남 재건축, 뉴타운 등 각종 부동산 개발사업의 대대적인 수술도 예상된다.
이밖에 서울시 실·국장·본부장 등 기존 고위급 공무원의 대폭적인 물갈이 가능성으로 인한 조직 불안도 우려되는 점이다. 투표가 치러진 이날 역시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투표율 얘기를 하고 동요하는 분위기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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