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그룹 회장은 미국 경기 회복을 위해 소비자들에 대한 부채 탕감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미 온라인 경제매체 CN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치는 미 소비자들은 너무 많은 부채를 지고 있지만 저축은 충분하지 않고 직장을 잃을 것이라는 불안에 떨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다시 소비하게 만들기 위해 1930년대 이후 한 번도 취해지지 않았던 부채 탕감이 필요한 시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가 미국 경제의 71%를 차지하지만 지난 14개월 동안 소비 증가율은 고작 0.2%에 그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로치는 "미국 소비자들은 갈 데가 없다"며 "소비 부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면 모든 공공 정책 재정 및 통화정책이 허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치는 달러 강세나 금리 상승이 미국 소비와 저축을 촉진시켜줄 수도 있지만 과도한 모기지 부채를 탕감해주는 식의 좀더 직접적인 접근 방식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하면 소비자들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의 고통에서 좀더 빨리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채 탕감이 은행 수익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부실 대출을 양산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린만큼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로치는 유권자에게 고통 분담을 주장하지 않는 정치인의 태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현재 우리는 리더십의 부족을 겪고 있다"며 "사람들은 힘든 선택을 한 뒤 '한동안 고통스러운 시간이 되겠지만 우리는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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