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월가에 감원이 잇따르면서 은행 직원들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크레디트 스위스, HSBC, 바클레이스, 골드만삭스, 뉴욕 멜론은행 등 대형 글로벌 은행들이 잇달아 수천명의 감원을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지난 18일 3500명 추가 감원 계획을 공개했다.
매일 감원 통계를 집계하는 고용정보업체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는 BOA 감원까지 포함하면 올해 금융 부문 감원 규모가 1만8252명이라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6%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원이 잇따르면서 은행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지고 있다. 운 좋게 감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살아남은 직원들은 더 많은 책임감을 요구받고 있으며 근무시간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또한 예전에는 고위 직원이 맡았던 업무를 젊은 직원들이 맡는 경우도 많아졌다. 많은 연봉 탓에 감원 대상이 되기 쉬운 고위 직원들의 빈자리를 젊은 직원들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CNBC는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면서 고객 서비스도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셀 레이놀즈의 헤서 해몬드 선임 위원은 "은행 고객들은 자신의 매니저가 바뀌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련된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안은 감원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거 은행들은 기본 봉급보다는 단기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경우 스톡옵션 등을 통해 임금을 보완해주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금융개혁 법안 이후 스톡옵션 등에 대한 제한이 엄격해지면서 보너스보다는 기본 월급의 비중이 커졌다.
결과적으로 투자은행 이사진의 기본 월급은 거의 두배로 뛴 반면 고위직의 올해 보너스는 최대 30%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경영이 어려운 시기에 은행들이 연말 보너스를 줄여 비용을 절감했던 방식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보너스 줄이기가 힘들어진 은행들이 감원을 통한 비용을 절감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CNBC는 감원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일시적 처방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재능있는 직원들을 잘라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고용업체 케이스/베이스맨 인터내셔널의 팀 화이트 파트너는 "과거 금융권 감원은 지방을 제거하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근육과 뼈까지 잘라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면 은행권은 다시 고용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조지아 주립 대학교의 콘랜드 치코텔로 교수는 "고용하고 해고하는 것이 2년마다 반복되면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됐다"며 "거품과 붕괴(Boom and Bust)과 반복되면서 귀중한 인력 자원이 파괴됐으며 그 대가도 비싸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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