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뉴욕증시가 4주 연속 하락했지만 월가는 여전히 바닥에 대한 기대보다는 오히려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월가의 한 투자전략가는 지난주 1만817.65로 마감된 미국 다우 지수가 90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17% 가량 추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바닥에 대한 기대는 접으라는 것이다. 월가 대형 은행들도 지난주 후반 일제히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뉴욕증시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우 9000돼야 매수 기회= 벨 커브 트레이딩의 빌 스트라줄로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다우가 9000까지 하락할 수 있으며 그 때가 돼야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바닥을 기대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라는 것이다.
스트라줄로는 증시 흐름에 대해 세계 주요 증시가 2009년 초 바닥을 치고 2007~2008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하며 이미 2007~2008년 수준의 75% 수준까지 주가가 회복됐던 것에 주목했다. 그는 남은 반등 목표치가 25%로 크지 않은 것에 반해 위험부담은 너무 크다며 위험부담과 보상의 측면을 감안했을 때 현 시점에서 매수하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올라봤자 얼마나 더 오르겠냐는 심리가 매도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다우 1만1300~1만1700에서는 팔고 9000~9400에서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S&P500에 대해서도 "950~1000까지 낮아질 수 있다"며 "1200~1250에서는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S&P500의 종가는 1123.53이었다.
반면 스트라줄로는 "S&P500이 1250선을 넘는다면 추가 상승 영역에 진입했음을 의미하며 다우가 1만1700을 넘어서면 최악은 끝났다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월가 은행들, 잇달아 美성장전망치 하향= 월가 대형 은행들도 다우 지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체이스 등은 지난주 후반 일제히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7%로 하향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에서 2.1%로 대폭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경기가 탄력을 잃고 있다며 지난주 발표된 경제지표 부진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JP모건 체이스도 올해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1%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아울러 내년 1분기 전망치도 기존 1.5%에서 0.5%로 크게 낮췄다.
씨티그룹도 올해 성장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내년 성장 전망치를 2.7%에서 2.1%로 수정했다. 웰스파고도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1.6%, 내년 1.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약 2주 전만 해도 웰스파고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7%, 1.9%로 제시한 바 있다.
웰스파고는 보고서를 통해 "유럽중앙은행(ECB),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미국 정부의 적절한 정책 개입이 부재한 상황에서 현재의 경기와 금융시장 하락세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 대형 은행들은 유로존 경제성장률도 하향조정하며 미국과 유로존 경제 부진은 결국 세계 경제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에도 타격을 줄 것이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미국과 유럽 경제 부진이 중국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향후 몇 개 분기 동안 중국 성장률이 연율 7%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도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9.0%에서 8.7%로 하향조정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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