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은 발 빼는 모습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이달들어 2조5000억원대의 자금을 증시에 쏟아부은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불거진 외부악재로 파랗게 질렸다. 주가 낙폭이 커지자 저가매수를 노리고 뛰어들었으나 재차 폭락장을 맞게 된 것.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들어 지난18일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3975억원), LG전자(2134억원), 하이닉스(2116억원) 등을 대거 매수했다. 조정이 컸던 만큼 향후 반등을 노린 투자다. 전날 증시에서 기관의 매도로 삼성전자가 5% 급락하고 하이닉스가 12% 폭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자 매물을 받아낸 것도 개인이었다.
하지만 기대는 하룻만에 실망으로 변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증시 개장 직후 낙폭을 5.22%까지 확대했다. 75만원선이던 주가는 이틀만에 67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지난주 미국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형성한 주가 저점 68만8000원이 무너진 것이다.
하이닉스 역시 2만원이던 주가가 3거래일만에 1만5000원대로 추락하며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수급불안으로 인한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어 개인들의 손실 확대가 우려된다.
개인들은 이달들어 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저가 매수에 나섰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신용 반대매매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5일과 8일을 제외하면 대부분 순매수를 이어가며 시장을 떠 받쳤다. 매수 금액만 2조5367억원에 이른다.
반면 외국인은 이달들어 18일까지 4조7000억원을 순매도 했다. 기관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발을 빼는 모습이다. 연기금의 매수세가 몰린 9일 2조6000억원을 넘었던 기관 순매수 누계는 18일에 1조7486억원으로 축소됐다. 증권, 은행들이 보유중인 상품 주식을 매도한데 이어 18일에는 투신까지 매도에 나서며 연기금만 나홀로 시장 방어에 나서는 상황이다.
개인과 달리 기관들은 내수주 상승을 이끌었다. 포스코(2595억원), NHN(2100억원), 롯데쇼핑(1372억원), 엔씨소프트(1101억원), CJ제일제당(957억원)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이들 주식의 주가 급등을 주도했다. 심지어 부진을 면치 못하던 통신주도 내수주로 인식되며 상승세에 동참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들이 IT주에 대한 로스컷(손절매)에 나서고 있다"며 시장의 흐름이 변하고 있음을 경고했다.
한편 연기금은 현대중공업(1387억원) 기아차(1278억원), LG화학(1240억원),현대모비스(1191억원), SK이노베이션(549억원), S-Oil(439억원) 금호석유(409억원),OCI(391억원) 등 차화정 업종을 주로 매수했다.
외국인은 기아차(-3799억원), 현대차(-1584억원) 등 자동차주와 LG화학(-1216억원), 한화케미칼(-932억원) 등 화학주를 집중해서 팔았고 GS(779억원), SK이노베이션(236억원) 등 정유주를 매수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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