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승 필로스 총괄이사 빠르면 10월 서울 여의도에 첫 선…티타늄 나노 열처리 특허기술로 만든 주방용품 체험 무대로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필로스그룹 창업주 고종호 회장의 셋째 딸 지승(35ㆍ사진)씨가 외식사업에 진출한다. 올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든 주방용품과 스포츠용품 사업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최근 필로스그룹 한국 사무소에서 만난 고지승 총괄이사는 "빠르면 10월께 서울 여의도 인근에 대형 고깃집을 오픈할 예정"이라며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라 필로스의 신기술로 만든 다양한 주방용품들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장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 이사는 먹을거리와 전시장, 그리고 제품 판매가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외식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곳에서는 '티타늄 나노 열처리'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프라이팬과 불판, 냄비, 칼 등이 사용된다. 광촉매 발생으로 음식의 고유한 맛을 살려주고 내구성까지 높여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프라이팬과 칼, 표면이 타지 않아 따로 갈아줄 필요가 없는 불판 등이다.
고 이사는 "티타늄 나노 열처리 기술을 적용한 주방용품으로 조리한 음식들을 먹어보고 그 우수성을 직접 경험하게 할 것"이라며 "주방용품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전시장을 별도로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필로스그룹은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티타늄 나노 열처리'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가 가진 특허기술은 항공우주산업 부품과 자동차 엔진, 금형 등에 사용된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를 비롯해 보잉, GM, 히타치 등이 필로스의 고객사로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주례연설에서 강소기업으로 극찬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고 이사는 2006년부터 필로스그룹의 한국 내 계열사인 필로스테크와 필로스씨앤에스, 인터내셔날스포츠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그는 기존 산업용에 주로 사용하던 티타늄 나노 열처리 기술을 생활분야까지 넓히는데 힘쓰고 있다. 고 이사는 현재 자신의 모습을 '철이 든 상태'라고 표현했다.
고 이사는 "티타늄 나노 열처리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고객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감을 주고 싶다"며 "대리점 등을 통해 관련 제품을 판매해 나가고 올해 안에 미국과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 수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 이사는 초등학교 때부터 20년간 무용과 발레를 전공했다. 그가 '철(鐵)'을 다루는 제조업에 뛰어들게 된 것은 필연이다. 어릴 적부터 방학 때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필로스 생산공장 등을 다니며 직접 일 하면서 차근차근 가업을 이을 준비를 해왔다.
고 이사는 "무용가를 꿈꾸던 감수성 많은 숙녀가 어느 순간부터 사업가의 길을 밟고 있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도 놀랄 때가 있다"며 "하지만 사업가에 대한 열망이 자연스럽게 더 꿈틀거렸던 것은 결국 유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버지에게 혹독하게 경영교육을 받으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이제는 모든 일에 자신감이 넘칠 정도로 성격도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고 이사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성격을 쏙 빼닮았다. 고종호 회장은 필로스의 기술력을 광고를 통해 홍보하려하지 않았다. 시일이 걸리더라도 업체들이 필로스의 기술을 충분히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신뢰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 주 고객들은 대부분 2~3년 동안 필로스의 기술력을 눈여겨보고 직접 경험한 업체들이다.
고 이사도 마찬가지다. 많은 주방용품 업체들이 시장 진출 초기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TV홈쇼핑을 선호하지만 고 이사는 입소문 마케팅을 고집한다.
고 이사의 어머니 박혜원 여사도 강직한 여장부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진출 초기 한국에서 온 이름 모를 업체의 기술력을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아 사업이 어려웠을 때 그는 남편을 도와 지금의 필로스그룹을 일궈냈다. 아침에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남편 회사 일을 돕고 저녁에는 함께 청소일을 했다. 3년 동안 이를 악물고 열심히 일했다.
고 이사는 "아버지에게 배운 경영 노하우와 어머니가 물려 준 강인함으로 주방용품과 스포츠 시장에서도 필로스 브랜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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