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 따라 자신의 정치적 운명 갈릴 듯...그러나 주민투표 한 번 했다고 국민들 복지 욕구 줄일 수 있을지 불투명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의 운명의 날이 2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 시장이 발의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24일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법원이 16일 이번 주민투표 실시 여부에 대해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여 판결 결과가 주목되지만 말이다.
오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주민투표를 발의했다.
그는 11일 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투표 결과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걸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일련의 행보를 볼 때 오 시장이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자신의 정치적 명운을 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10년 뒤 이번 주민투표의 의미를 시민들이 알아줄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이번 투표 결과와 관계 없이 자신이 제기한 무상급식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제대로 받게 될 것이라는 소신을 거듭 밝힌 것으로 들렸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전망한 유효투표율(33.3%)에 못 미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서울시민들을 잘 모르는 소리”라고 폄하했다.
이번 주민투표에 대한 확신에 찬 나름의 분석으로 보였다.
그러면서 8.15 광복절이 끝나고 날씨도 조금 선선해지면 그 때부터 본격적인 투표 바람이 불 것이라고 했다. 매우 자신에 찬 전망으로 들렸다.
이제 공은 1000만 서울시민들에게 돌아갔다.
서울시민들이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가 투표 직후 곧 바로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 힘든 판국에 180억원씩이나 들어 주민투표를 하느냐”는 부정적인 주민들 판단이 많을 경우 부결될 것이다.
그러나 “복지 포풀리즘을 반드시 이번에 막아야 한다”는 주민들이 투표장에 몰릴 경우 찬성표가 많을 것이다.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우리 사회 큰 화두인 ‘복지 문제’에 대한 국민들 생각이 어떤지 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또 오세훈 시장의 운명도 결정될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
찬성표가 더 많이 나올 경우 오 시장의 향후 정치적 행보는 탄탄대로를 걷겠지만 만약 부결 되면 앞날이 암울해 보인다.
주민들로부터 욕은 욕대로 먹고 막강한 서울시장직도 내놓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주민투표 한 번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국민들의 복지 욕구를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든 게 사실이다.
박종일 기자 dre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