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최근 투자자들은 종전보다 더 밤사이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코스피가 전날까지 엿새간 371포인트를 잃으며 폭락한 배경에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지난 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성명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13년까지 초저금리 유지' 대책이다. 시장에서도 내년 말 정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부분이나, 이번 성명서를 통해 기간을 명확히 밝히면서 시장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적어도 앞으로 2년간은 연방준비위원회의 출구전략 가속화 우려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 우려에 관련한 과감한 조치 등 실의에 빠진 증시에 '선물(膳物)'이 많지 않았다는 점은 시장에 실망을 안겨줄 수 있다. 그러나 공격적인 정책은 향후 경제지표 등을 통해 경기 향방을 보다 명확히 판단한 이후 펼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소한 '패닉에 빠진 투자심리'를 되돌려 놓을 수는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간밤 뉴욕증시는 4~5% 급등 마감했다. 유럽증시 역시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어제 오후 국내에서도 다양한 대책들이 나왔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금융위원회의 '공매도 3개월간 금지' 의결이다. 공매도 금지는 역사적으로도 '단기 반등' 효과를 가져왔다.
이승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8년 10월1일 공매도를 금지했던 사례를 살펴본 결과, 공매도 금지는 주가를 방어하는 효과가 있었고 그 효과는 7거래일 정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매도를 제한할 뿐 매수를 유발하는 요인은 아니므로 주가 상승보다는 다른 국가대비 '덜 빠지는'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아직 변동성 해소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심리적 패닉 국면은 점차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코스피의 경우 전날이 심리적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하락 마감하기는 했지만 연기금 등 국내 자금들의 적극적인 매수세로 장중 낙폭을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다"며 "지난 주말부터는 거래대금도 크게 늘어 투자주체들 간에 손바뀜도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낙폭 과대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공황이나 더블딥은 아니더라도 글로벌 경제 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을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밸류에이션이 낮고 역사적 저점에 근접하고 있는 종목들이 피난처가 될 수 있다"며 STX엔진, 우리금융, 한국가스공사, LG유플러스, 하나금융지주, 현대미포조선 등을 권했다.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을 감안해 애널리스트들이 선정한 최선호주도 주목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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