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카드 분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은행 쪽에서는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힘의 논리가 지나치게 지주 쪽으로 쏠리는 것과 우리카드의 자립성을 우려해서다. 우리금융은 내년 1월을 목표로 우리은행의 카드사업 부문을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달 초 금융위원회에 카드부문 분사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초부터 카드 사업을 분사해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뜻을 밝혀 왔지만, 민영화 이슈가 부각되면서 카드사 분사 작업이 지연돼 왔다.
하지만 이순우 우리은행 행장은 카드 분사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카드 사업이 분사될 경우 순이익 규모 등 은행의 볼륨이 작아져 은행장의 위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는다.
이에 반발해 우리은행은 지난달 은행의 콜센터와 카드 콜센터를 통합해버렸다.
이 행장 뿐 아니라 은행 내부반발도 적지 않다. 카드사가 분사될 경우 은행에서 카드로의 인력 이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 3월2일 분사한 KB국민카드의 경우 은행에서 약 1300명 정도 옮겼다. 당시 국민은행 직원들은 카드사로 가기보다는 그대로 남으려는 성향이 강했다.
이에 따라 은행 내부에서는 우리카드가 아직은 자립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논리를 내놓으며 반대하는 분위기다. 이미 카드시장의 경쟁이 격화된 상태며, 당국의 규제도 철저해 진 상황인 만큼 당분간 은행 테두리 안에 있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한편 이 행장은 최근 지주가 도입하겠다고 밝힌 '매트릭스 조직'에 대해서도 이견으로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트릭스 조직이란 각 계열사의 공통된 사업부문을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수평적 조직체제다.
이 체제가 도입되면 우리은행ㆍ우리투자증권ㆍ우리아비바생명의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프라이빗뱅킹(PB) 등의 사업부문을 지주사에서 통합해 관리하게 된다. 매트릭스 조직 지휘권한을 지주회사 아래 두느냐 은행에 두느냐에 따라 무게추가 기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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