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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도, 퍼터도 "내 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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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규는 '집게 그립'으로, 스콧은 '밸리퍼터'로 "우승 입맞춤~"

그립도, 퍼터도 "내 맘이야~" 조니워커오픈 챔프 박도규의 '집게 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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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박도규(41)는 '집게 그립'으로, 애덤 스콧(호주)은 '밸리 퍼터'로.

퍼팅은 골프의 유일한 '해방구'다. 박도규는 실제 7일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조니워커오픈에서 '집게 그립'이라는 아주 독특한 퍼팅 그립으로 4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었고, 아담 스콧(호주)은 8일 최고 50인치에 육박하는 밸리 퍼터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우승을 일궈내 화제가 됐다. '이색 퍼팅'의 모든 것을 알아보자.


▲ "그립이 달라요"= 골프의 모든 연습은 일관성을 위한 기계적인 스윙으로 요약된다. 퍼팅에서는 그러나 골퍼의 어떤 상상력도 모두 허용된다. 그립도 마찬가지다. 왼손이 위로 가는 '오버래핑 그립'이 일반적이지만 여자선수들은 오히려 왼손이 아래로 내려가는 '크로스핸드 그립(역그립)'을 선호한다. 손목의 과도한 움직임을 억제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박도규의 '집게 그립'과 크리스 디마르코(미국)의 '싸이코 그립', 마크 캘커베키아(미국)의 '페인트 브러시 그립' 등 선수들은 우승을 위해서라면 이색그립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 세 선수의 그립은 왼손은 일반적인 퍼팅 그립과 비슷하지만 오른손은 타깃 방향으로 거꾸로 잡고 붓을 쥐는듯한 모양새라는 게 비슷하다.


스트로크에 큰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다. 오른손이 엄지와 검지만을 사용해 샤프트를 잡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팔로 친다는 느낌을 정확하게 가져가야 손목 사용을 방지할 수 있다. 박도규는 "중장거리 퍼팅에서 특히 방향성이 좋다"고 예찬론을 펼치면서 "다만 오른손으로 그립을 쥐는 게 아니라 손을 뻗어 그립에 대는 모양새라 샤프트가 1인치 정도는 더 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섹시 아이콘' 나탈리 걸비스(미국)의 '스필릿 그립'도 갤러리의 시선을 끈다. 장척퍼터를 사용하는 걸비스는 일반적으로 양손을 붙여서 그립을 잡는 방식과 달리 오른손을 한참 아래로 내려잡는다. 여기에 왼발을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오픈시키는 스탠스가 출발점이다.


그립도, 퍼터도 "내 맘이야~"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을 제패한 애덤 스콧의 '밸리 퍼터'


▲ "길이가 달라요"= 그린에서는 길이와 모양이 다른 갖가지 퍼터들도 등장한다. 스콧의 밸리 퍼터는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이 애용했고, 스튜어트 싱크(미국)와 레티프 구센(남아공) 등 베테랑들이 주로 선호한다. 일반적인 퍼터가 33~ 35인치인데 반해 보통 40~ 41인치, 거의 똑바로 서서 가슴에 대고 하는 롱퍼터는 46~49인치, 키에 따라서는 50인치를 넘는 것도 있다.


일단 허리를 많이 구부리지 않아도 된다는 게 강점이다. 어깨로 스트로크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 퍼팅의 교과서에 나와 있는 '시계추' 동작이 원활하고, 결과적으로 임팩트 때 페이스를 스퀘어(직각)로 만들기 쉬워 직진성을 높일 수 있다. 단점이라면 롱퍼팅에서의 거리조절을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스콧은 2008년 4월 바이런넬슨챔피언십 우승 이후 갑작스런 퍼팅난조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가 이 퍼터로 바꾼 뒤 지난해 발레로텍사스오픈 우승, 올해 마스터스 준우승 등 '부활 무드'에 돌입했고, 이번에는 더욱이 'WGC시리즈'라는 빅매치 우승까지 완성했다. 스콧에게는 밸리 퍼터가 일등공신이 된 셈이다.


그립도, 퍼터도 "내 맘이야~" 바닥에 엎드려 퍼팅라인을 살펴 '스파이더맨'이라는 애칭까지 붙은 카밀로 비예야스.


▲ 그린의 '스파이더들'= 선수들은 퍼팅라인을 읽는 모습도 다양하다. 적어도 홀을 중심으로 네 방향을 모두 살피고, 다시 잔디결이 순결인지 역결인지를 파악한다. 지난달 세번째 여자메이저 US여자오픈에서 '깜짝우승'을 차지한 유소연(21ㆍ한화)은 퍼터를 들고 한쪽 눈을 감은 채 퍼팅라인을 살피는 모습으로도 화제가 됐다. 바로 제이슨 고어(미국)의 '측량추 확인법'이다.


홀과 볼을 잇는 연장선상에서 볼보다 뒤쪽에서 퍼터를 수직으로 들고 한쪽 눈을 감은 상태에서 볼과 홀 사이의 좌우 경사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홀이 샤프트의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보이면 그 방향으로 볼이 휘어진다. 홀이 샤프트의 왼쪽에 보이면 훅 퍼팅라인이고, 반대로 오른쪽에 보이면 슬라이스 퍼팅라인이라는 이야기다.


카밀로 비예야스(콜롬비아)는 아예 그린 바닥에 엎드려서 퍼팅라인을 살피는 자세로 결국 '스파이더맨'이라는 애칭까지 달았다. 올해는 다소 주춤하지만 2008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플레이오프' BMW챔피언십과 투어챔피언십을 연거푸 제패하며 월드스타로 떠올랐던 선수다. 비예가스는 "잔디결까지도 세심하게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자 선수들 가운데서는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이 자세를 따라해 장외화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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