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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전 주심' 김건태 "명승부 걸맞는 베스트 판정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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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최고의 라이벌전에 걸맞는 베스트 판정을 내리겠다."


올해로 환갑을 맞는 '코트의 포청천'은 여전히 20대 청년의 설렘과 긴장감을 안고 살고 있다. 술,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 건 물론이고, 매일 러닝과 속보로 군살없는 체형을 유지한다. 배 나온 심판? 그는 "그런 심판이 있다면 프로가 아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런 그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빅매치에 앞서 벌써부터 흥분되는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바로 지난해 말을 끝으로 국제배구연맹(FIVB) 심판에서 은퇴한 김건태(59) 심판이다. 오는 2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XTM 라이벌매치 제2탄 'Again 배구 슈퍼리그! 한양대 vs 성균관대'의 주심으로 나선다. 지난 6월 말 뜨거운 화제 속에 펼쳐졌던 라이벌매치 1탄 'Again 1995! 농구 고연전(연고전)'에 이은 두번째 라이벌 승부다.


한양대와 성균관대는 강만수, 김호철, 하종화, 김세진, 최태웅, 석진욱, 이경수(이상 한양대), 김남성, 신치용, 마낙길, 박종찬, 임도헌, 김상우, 신진식, 장병철(이상 성균관대) 등 배구 코트를 주름잡았던 스타들의 산실. 김건태 심판의 합류로 이번 라이벌매치는 최고의 경기력과 상품성에 '권위'까지 더하게 됐다.

김 심판은 지난 20년간 국내 유일의 FIVB 심판으로 명성과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세계 약 940명의 국제심판 가운데 FIVB 심판은 그를 포함해 11명뿐이었다.


많은 배구팬들은 "김건태 심판이 심판석에 앉아야 괜히 안심이 되고 믿음직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프로야구를 중계했던 한 방송사 캐스터는 "국내 프로종목을 통틀어 세계적인 심판은 김건태 심판 밖에 없다. 야구에도 세계 수준의 심판이 나오길 바란다"는 멘트를 해 김 심판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주요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년을 마치고 FIVB 심판에서 물러나 프로배구에만 집중하는 김건태 심판은 이번 라이벌매치를 앞두고 "양교 졸업생들이 붙는 OB 라이벌전이라고 해도 판정의 기준을 절대로 느슨하게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한 뒤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경기흐름, 박진감, 분위기 모두 놓치지 않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김건태 심판과 일문일답.



-한성전 라이벌매치가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1999년에 양교 OB 라이벌전 이후 12년 만이다.
▲12년 전 딱 한 번 두 팀의 OB 라이벌전이 펼쳐졌다. 당시 신진식, 박종찬, 김상우 등이 나선 성균관대가 김세진, 석진욱 등을 앞세운 한양대에 세트스코어 2-0으로 여유있게 앞서다 2-3으로 역전패했다. 그 경기 역시 내가 주심을 봤는데 당시 경기 흐름이 기억이 난다. 성균관대가 방심한 틈을 타 한양대가 무섭게 밀어붙여 승리했다. 이번에 성균관대가 당시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들었다.(웃음)


-12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당시엔 외환위기로 고려증권 등 배구팀들이 많이 해체하던 때였다. 자연스럽게 경기장 분위기가 싸늘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프로배구 인기가 많아지고 배구팬들의 눈높이나 코트 안팎의 분위기가 업그레이드되면서 1999년 때보다 더 뜨거운 맞대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6월 농구 고연전(연고전) OB 라이벌전이 있었다.
▲그때 처음부터 끝까지 경기를 지켜봤다.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였고 분위기도 뜨거웠다. 그래서 이번 주심 제안을 받았을 때 배구인으로서 부담이 생기더라. '농구에 지면 안되겠다' 하는..(웃음) 사실 '올스타전'으로 생각한다면 자칫 맥빠진 경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라이벌매치는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나서는 경기다. 주심으로서 경기 흐름은 끊지 않되 박진감은 넘치도록 강약을 조율하며 베스트 판정을 내리겠다.



-최근 한 방송사 프로야구 캐스터가 김건태 심판을 언급해 화제가 됐다.
▲고마운 일이다. 인터넷에서 그 글에 대한 조회수와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실 야구도 그렇지만 배구에도 더 많은 좋은 후배심판들이 나오고 FIVB에 임원도 내고 했으면 좋겠다. 1990년 국제심판 자격증을 따고 1998년부터 FIVB 심판으로 활동하면서 스스로 세계 최고의 심판이 되고자 노력했고 그 위치에 도달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심판이란 참 고독한 직업이다. 사생활도, 인간관계도 다 포기해야 한다. 괜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사석에서 팀 감독이나 관계자를 만난 적이 없다. 다 배구 선후배 아닌가.(김건태 심판은 1970년대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하다 오른팔 대동맥이 막히는 희귀병으로 1978년 은퇴했다) 그래도 이 길을 후회해본 적은 한번도 없다.


-'레전드 심판'이라 해도 오심을 한 적이 있지 않나.
▲물론이다. 오심이 한번도 없을 수는 없다. 판정을 내릴 당시에는 옳은 판정이라고 생각하고 내렸는데 경기 후 비디오를 보거나 주변 의견을 청취해 오심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면 참 괴롭다. 잠도 못잔다. 하지만 빨리 잊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판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판정에 불복한 선수들이 욕설을 내뱉는 것도 입 모양을 보면 다 안다. 하지만 마음 속에 담고 있으면 안된다. 무엇보다 심판이 절대로 하지 말아야할 것은 '보상 판정'이다. 보상 판정은 또다른 보상 판정을 낳고, 그렇게 되면 경기는 엉망이 된다.


-마지막으로 이번 한성전 승부를 예상해 본다면.
▲전혀 예상을 못하겠다. 모두 현역 시절 최고의 기량을 보였던 선수였다. 이들은 모두 코트 매너도 좋았다. 그래도 역시 김세진과 신진식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두 선수는 프로배구가 조금 더 일찍 출범했더라면 아직도 선수 생활을 할 수도 있을 만큼 재능이나 상품성이 아까운 스타들이다. 당일 경기에선 어느 팀이 실책을 덜 하느냐에서 승부가 갈릴 것같다. 이날 확실하게 불을 붙여서 프로배구 인기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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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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