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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주간경제]세계 증시 대폭락.. 충격의 '검은 금요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6초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불과 하루 앞두고 간신히 모면하면서 한숨 돌리는 듯 했지만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세계 주식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에 비견할 만한 대폭락 사태를 맞았다. 달러가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엔화와 스위스프랑 등 주요 통화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급기야 미국의 '트리플A' 최고신용등급이 사상 처음으로 강등되는 사태를 맞았다.


[숫자로 본 주간경제]세계 증시 대폭락.. 충격의 '검은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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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조1000억달러 상향 = 14조3000억달러의 미 연방정부 국채발행한도 상향 마지노선인 2일을 하루 앞두고 지리한 힘싸움을 거듭하던 민주·공화 양당이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부채상한선을 3단계에 걸쳐 모두 2조10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고 향후 10년간 정부 재정적자를 2조4000억 달러 이상 감축한다는 내용이었다.

민주당의 진보성향 의원들, 공화당의 강경보수 ‘티파티’ 의원들이 합의안에 불만을 표하면서
하원에서 당초 반발이 예상됐지만 표결 결과는 269대 161로 예상보다 큰 동의를 얻었다. 2일 상원 통과에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지난 5월16일 정부부채가 법정한도에 도달하면서 시작된 부채한도 상향 협상이 두달 반 만에 타결됐다.


[숫자로 본 주간경제]세계 증시 대폭락.. 충격의 '검은 금요일'

◆ 6% = 그러나 세계 경제가 위기를 벗어났다는 기대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2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각각 6.326%, 6.165%로 급등하면서 지난 1998년 유로존 출범 이래 최고치로 올랐다.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을 집어삼킨 유럽 재정적자 위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로까지 전일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스페인 10년 국채와 독일 국채간 금리차(스프레드)는 4.04%포인트까지 벌어졌고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간 금리차도 3.84%포인트로 확대됐다.

유럽 은행들은 보유중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내다팔고 신용공여한도를 축소하는 등 즉각 반응을 보였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휴가를 연기했고, 이탈리아의 줄리오 트레몬티 경제장관도 금융안정위원회 (FSB)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유로존 국가들은 4400억 유로 규모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를 재매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유동성 공급과 국채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숫자로 본 주간경제]세계 증시 대폭락.. 충격의 '검은 금요일'

◆ 엔·달러 환율 76.29엔 = 투자시장 안전자산이 달러를 이탈해 엔·스위스프랑 등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미국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배경으로 지난달 엔화는 5% 절상됐고 1일에는 엔·달러 환율이 76.29엔까지 떨어져 지난 3월 대지진 당시 역대최저치 76.25엔을 위협했다. 일부에서는 75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외환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시장을 견제하던 일본 정부는 엔고 저지를 위해 결국 4일 오전 엔화를 대거 풀면서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일본 언론들은 개입 규모가 1조엔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BOJ)도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지원에 나섰다.


스위스프랑화 가치도 36년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2일 블룸버그 주요 10개국의 통화 기준집계한 환율지수에서 스위스프랑화의 일일 절상폭은 3.4%를 기록해 197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스위스프랑 환율은 유로 대비 3% 하락한 1.0823프랑, 달러 대비 2.8% 내린 0.7622프랑을 기록했다. 3일 SNB는 기준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하는 한편 외환시장에 스위스프랑 공급량을 대폭 늘리겠다고 선언했지만 5일 오전 스위스프랑 환율은 유로대비 1.0712프랑까지 내려 역대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금값도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4일 금 국제시세는 4일 한때 1684.90달러까지 올랐다.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5번이나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투자자들이 몰렸고 금값이 조만간 17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숫자로 본 주간경제]세계 증시 대폭락.. 충격의 '검은 금요일'

◆ 다우지수 512.76포인트↓ = 결국 미국 증시는 4일 대폭락했다.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의 투매가 이어지면서 ‘댐이 무너진 것’처럼 주가는 급전직하했다. 고용지표가 소폭 개선됐지만 유럽재정 위기 등 악재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다우지수는 전날대비 무려 4.31%(512.76)포인트가 폭락한 1만1383.68으로 추락했다. 2008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이어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이보다 더한 5.08%(136.68포인트) 급락한 2556.39를 기록했고 S&P500지수는 4.78%(60.27포인트) 내린 1200.07로 마감해 2009년 2월 이후 가장 많이 빠졌다.


주식시장 하락과 함께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5.6% 하락한 배럴 86.78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한때 낙폭을 확대하면서 87달러선까지 내려갔다.


[숫자로 본 주간경제]세계 증시 대폭락.. 충격의 '검은 금요일'

◆ 70년만에.. 'AAA' 상실 = 결국 미국의 최고신용등급 'AAA'가 강등당하면서 한 주간 계속된 세계경제 ‘악몽’의 정점을 찍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6일 신평사 중 처음으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트리플A’를 하향 조정했다. 1941년 이래 70년만이자 사실상 ‘사상 최초’였다.


S&P는 강등 이유에 대해 “미국 국채발행한도 상향이 극적으로 타결되고 마감시한인 8월2일 법안 통과에 성공했지만 중기적으로 재정상태를 안정시키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2년간 재정적자 감축이 합의한 것만큼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새로운 재정적 압력’이 가해질 경우 ‘AA’로 한단계 더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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