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S&P500↓ 나스닥↓..다우지수 등락폭만 416포인트에 달해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5일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급등락을 거듭하며 롤러코스터장세를 펼치다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의 이날 등락폭만 416포인트에 달할 만큼 일교차가 심한 장이었다.
며칠간 이어오던 급락세는 멈췄지만 큰폭의 고용지표 개선, 이탈리아 재정리스크 완화 등의 호재를 감안하면 여전히 불안감을 지우지 못한 모습이다.
개장전 발표된 고용지표가 큰 폭의 개선세를 보이면서 상승출발했던 뉴욕증시는 이내 약세로 돌아서 낙폭을 키웠다. 다만 장중 유럽중앙은행이 이탈리아의 국채매입을 전제로 긴축 강화를 요구했고,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급락세는 면할 수 있었다.
5일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0.93포인트(0.54%) 오른 1만1444.61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23.98포인트(-0.94%) 하락한 2532.41로, S&P500지수는 0.69포인트(-0.06%) 내린 1199.38로 마감됐다.
아이쉐어의 러스 코에스테리치는 "심리적인 타격이 시장에 많이 남아있다"며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한 통화정책이나 경기부양책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여전히 더블딥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더블딥이 오는 시나리오가 맞아떨어지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하기도 쉽지가 않다"고 덧붙였다.
◆고용지표 큰 폭 개선..큰 효과는 못봐= 미국의 7월 고용시장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수가 크게 늘었고, 실업률이 낮아졌으며 시간당 임금도 올랐다. 하지만 효과는 반짝으로 끝났다.
5일 미국 노동부는 7월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11만7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발표치 1만8000개 증가와 전망치 8만5000개 증가를 크게 상회했다. 실업률도 전월보다 0.1%포인트 낮아진 9.1%를 기록했다.
자동차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제조업부문 일자리는 2만4000개 증가했다. 서비스 공급 부문 일자리 증가 규모는 7만5000개로 3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했고, 건설부문 일자리는 8000개 늘었다.
시간당 임금은 전월대비 10센트(0.4%) 증가한 23달러13센트를 기록했고, 주당 노동시간은 6월과 같은 34.3시간이었다. 전망치도 34.3시간으로 동일했다.
고용시장 개선은 지난분기 2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소비지출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모습을 태도를 드러냈다.
뉴욕소재 미츠비시 UFJ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럽키는 고용시장이 어느정도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무너지기 쉬운 상태라고 판단했다. 그는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잔존해 있고, 실업률이 금융위기 이전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용지표 발표 후 일제히 상승세로 출발했던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이내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전환한 후 낙폭을 확대해나갔다. 시장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고용지표도 시장의 두려움을 지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고용지표 발표 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12개월 안에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미 정부의 재정지출 축소 노력이 양적완화(QE)의 효과를 약화시키고 있는 점을 인용하며 "정책지원책이 바닥나고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QE가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구세주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이탈리아= 추락하던 증시를 구해준 것은 유럽이었다.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국채 매입사실을 알렸던 ECB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도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
로이터통신, CNBC, MSNBC 등의 언론보도를 통해 ECB가 이탈리아의 긴축강화를 전제로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반등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CB 이사회 멤버인 뤼크 쾨느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지역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ECB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꺼이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선 이 국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긴축 강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
이에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유럽중앙은행(ECB) 요구를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증시는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날 이탈리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긴축정책의 고삐를 조이고, 기존 계획보다 1년 이른 2013년까지 균형예산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로마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그는 또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형과 G7 재무장관 회담을 수일내 개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원유값 소폭 반등 성공, 금값 진정세 지속= 급락장이 멈추면서 유가 급락세도 함께 멈췄다. 전일 장중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던 금값은 이틀째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과 이탈리아 재정리스크 완화로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9월만기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일대비 0.3% 오른 배럴당 86.8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런던 국제거래소(ICE) 9월만기 브렌트유는 2.07% 상승한 배럴당 109.4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귀리안은 "사람들이 유가가 90달러선 이하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고, 다시 100달러선까지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금값이 이틀째 약세를 보였지만 낙폭은 크지 않았고 여전히 최고치와 가까운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12월만기 금값은 전일대비 0.4% 하락한 온스당 1651.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금값 사상 최고치는 전일 장중 기록한 1684.9달러다. 금은 이번주 1.3% 올라 5주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금은 지난 1년간 38%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9월만기 은은 3.1% 하락한 38.211달러로 지난 이틀간 8.5%나 폭락했다.
MF글로벌의 스트래티지스트 아담 클로펜스타인은 "금값의 변동성이 심한 시기"라면서 "금은 안전자산으로서 금을 사려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현금 보유비중을 높이기 위해 금을 팔고 있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변동성이 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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