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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 거스를 수 없는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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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석연 기자]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홀딩'은 중국 지역에서 향신료로 널리 쓰이던 팔각회향(스타나이스,STAR ANISE, Illicium verum)으로 전세계 제약시장을 장악했다. 팔각회향의 열매에서 면역력을 높이는 성분인 시킴산(Shikimic acid)을 추출해 '타미플루'라는 신약을 개발했고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유일하게 조류인플루엔자(H5N1:조류독감) 치료제로 인정받았다.


전세계적으로 조류독감이 퍼지면서 로슈사는 타미플루 독점 공급업체로서 연간 20~30억 달러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로슈사는 타미플루의 판매수익을 중국과 나눠가져야 한다. 지난해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제10차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생물자원의 접근과 이익 공유에 관한 의정서'(일명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면 해외 생물자원을 이용해 신약ㆍ화장품을 개발했을 경우 특허는 기술보유국이 갖더라도 수익의 일부는 원료 생물자원 보유국에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생물자원을 활용하는 생물산업은 연간 700조 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거대산업으로 성장했다. 2015년에는 탄소시장의 8배에 해당하는 37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료의 5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해 매년 약 1조5000억 원의 로열티를 해외 생물자원의 사용 대가로 지불하고 있는 우리나라 제약과 화장품, 바이오업체들은, 의정서가 발효될 경우 그 비용부담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생물자원을 활용해 거대한 부를 창출해낸 '타미플루'의 사례에서 보듯, 산업분야에도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우리나라도 타미플루와 같은 융합상품의 탄생을 촉진시키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산업융합촉진법'이 시행되면 관련 분야의 인재가 더 많이 필요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를 다루는 인재는 하루 아침에 양성되지 않는다.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못지않게 유명한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안 원장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진 김 교수는 성균관대와 삼성서울병원에서 15년동안 전문의로 일해 온 전직 의사다. 그는 불혹의 나이에 의사가운을 벗어던지고 법률가로 제2인생을 산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 워싱턴 주립대 법대 입학후 2005년 스탠퍼드대 법대 생명과학 연구과정에 진학해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국내 복귀후 카이스트에서 특허법을 강의해온 그는 올 가을부터 서울대에서 생물자원을 둘러싼 특허문제를 학생들에게 가르칠 예정이다. 법과 의학의 만남. 의학과 경영학의 만남 등 안철수 교수와 김미경 교수 부부가 살아온 삶자체가 '융합'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다.




황석연 기자 skyn1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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