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100대 기업 중 41%는 최근 10년 사이 그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다른 기업들에게 자리를 내 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28일 발표한 '100대 기업의 변천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41개가 지난 10년 사이(2000~2010년)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사이에는(1990~2010년) 58개, 30년 사이에는(1980~2010년) 73개가 100대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100대 기업의 주인이 바뀌면서 주력업종도 크게 달라졌는데, 1980년 건설(13개), 섬유(11개), 식품(8개), 금융(7개), 제약(6개) 분야가 선전한 반면 30년이 지난해는 금융(15개), 전자통신(12개), 건설(7개), 조선(5개), 자동차(5개) 분야로 재편됐다. 건설, 섬유, 식품, 제약이 퇴조한 가운데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간 전자통신, 조선, 자동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30년 사이 100대 기업의 자리를 내 준 기업들로는 대한전선(3위), 쌍용양회공업(4위), 한일시멘트(15위) 등이 있으며, 이들을 대신해 LG디스플레이(12위), NHN(20위), OCI(34위) 등이 새롭게 진입했다.
시가총액 1위의 자리는 1980년대만 해도 삼성전자, 대림산업, 현대차, SK 등이 서로 각축을 벌였지만 1990년대에는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한국전력과 한국통신이 주로, 2000년대에는 삼성전자가 변함없이 지키고 있다.
지난해 기준 100대 기업의 평균 나이는 34년으로 101~300위 기업(36년)보다 2년 젊었고, 코스피기업은 36년, 코스닥기업은 20년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우 100대 기업 자리다툼이 국내보다 더 심했는데, 대한상의가 포춘지 발표 미국 100대 기업(매출액 기준)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 사이(2000~2010년) 47개, 20년 사이(1990~2010년) 74개, 30년 사이(1980~2010년) 81개 기업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100대 기업의 절반가량이 10년을 버티지 못하고 후발주자에 의해 자리를 내주고 있는 만큼 시장경쟁은 치열하다"며 "탈락하는 기업들의 경우 현실안주는 물론 무리한 사업다각화, 과거 성공경험의 함정에 빠진 사례를 보인 만큼 기업들은 이를 경계하고 시대흐름을 잘 읽어 부단히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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