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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터 내몰린 엄마, 백수 아들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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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취업자 수 증가를 두고 정부가 '고용 서프라이즈'라 자화자찬했지만 그 속내는 우리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바로 일하는 어머니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노는 백수 아들딸의 모습이다. 또 집안일만 하던 아내가 조기 퇴직한 남편 얼굴만 바라보고 있을 수 없어 생활전선에 뛰어든 경우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모습은 통계로 입증된다. 50대 여성의 2ㆍ4분기 고용률이 59.3%로 1992년 3분기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데다 20대 남성(58.5%)과 여성(59.2%)의 고용률을 모두 앞질렀다. 20대 아들딸보다 더 많은 50대 엄마가 일터로 나간다는 의미다. 실제로 2분기 50대 여성 취업자 수는 209만3000명으로 10년 전보다 87만6000명(72%) 늘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느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대학을 나와 취직한 자녀에게서 용돈을 받아 쓰며 지내야 할 '5학년 1~9반(50대)' 엄마가 생업전선에 나선 것은 그리 반길 일만은 아니다. 자기성취를 위한 게 아닌 가족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한 생계형 취업이 많기 때문이다. 20대 아들딸이 취업하기 위해 스펙을 쌓는 동안 어머니는 일터로 내몰리는 격이다.


우리 사회에서 기혼여성, 더구나 직장 경력 없이 전업주부로 지냈던 50대 여성이 갑자기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식당주방 보조나 청소부, 가사 도우미 등 단순 노동이나 신용카드 모집인과 같은 서비스업이 대부분이다. 하는 일이 고달픈 데 비해 신분은 임시직ㆍ계약직으로 불안하고 수입도 최저임금 수준에 만족해야 한다.


자식을 가르쳐만 놓으면 부모를 부양하던 메커니즘은 이미 깨졌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100세 시대를 외치지만 노후 준비는 안 돼 있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본격화하고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더 많은 50대 엄마가 비자발적 취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과도한 교육비 부담, 청년실업, 무너진 부모부양 시스템 등 50대 엄마를 일터로 내모는 요인은 쉽게 바꾸기 어렵다. 따라서 보건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사회서비스업 등 50대 여성에게 맞는 일자리 창출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어머니, 당신은 위대합니다"라고 위로하기에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너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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