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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바다는 국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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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바다는 국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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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Intergovernmental Oceanographic Commission), 즉 '정부간해양학위원회'의 중요성을 실감했던 것은 1981년 IOC가 수온염분 측정기인 CTD 활용에 필수적인 해수상태 방정식을 표준화하면서부터다. CTD는 해양에서 전기신호를 수치로 변환해 현장의 염분, 수온, 수심 등을 측정하는 기기다. 당시 국가마다 달리 적용했던 해수상태 방정식을 IOC가 표준화해 기술보고서를 작성, 전 세계에 보급했던 것이다.


CTD 활용을 위한 해수상태 방정식은 조금 변형된 형태이기는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IOC는 유엔(UN) 산하 유일의 해양과학 전담 정부 간 기구로 전 세계의 기후변화, 해양재해, 해양정책 등 해양과학 주요 현안을 총괄한다. 국제사회에서 해양과학 분야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구라는 의미다. 가장 최근에 가입한 투발루를 비롯해 스위스 등 바다가 전혀 닿지 않는 육지로 둘러싸인 나라들은 물론 1978년 가입한 북한까지 총 140개국이 회원국으로 있다.

국내발 유럽 직항기가 없어 일본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 미국 앵커리지를 거쳐 프랑스에 도착한 1977년 초 필자는 프랑스 정부 장학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국립해양연구소와 브레스트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후 30여년이 더 흐른 2011년 6월29일 파리에 본부를 둔 IOC의 의장으로 선출됐다. 국토해양부, 한국해양연구원, 한국해양학회, 주유네스코 한국대표부 등 여러 기관의 많은 관계자들이 애써 준 덕분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해양과학의 저력이 크게 성장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내 해양과학자들의 연구활동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하는 결과로도 해석된다.

해양은 국경이 없다. 국가 간 경계수역을 나누고 있다 하더라도 바닷물은 '국적'을 갖고 있지 않다. 태평양, 대서양, 남극해 등 5대양이 서로 연결돼 있기에 우리가 '태평양'이라 구분한 지역에서 흐르던 바닷물이 시간이 지나면 북극해에서 흐르게 되는 것이다. IOC가 표준화한 해수 상태 방정식을 전 세계가 공용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 가능하다.


세계의 바다가 하나이기에 해양과학 분야 역시 국가 간 국제관계 업무가 많고, 해양 선진국 혹은 강대국의 입장에 따라 국제협력 방향이 좌우되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다. 필자의 IOC 의장 선임 소식에 해양과학계를 비롯한 각계에서 축하인사와 함께 많은 기대감을 언급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감사한 마음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IOC 의장으로서 필자는 앞으로 우리나라 해양과학자들에게 국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장해 나갈 계획이다.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국내 해양과학기술의 위상에 비해 아직 우리 해양과학자들은 국제기구 공동연구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가 많이 부족하다. 그동안 우리가 국제기구로부터 혜택을 받은 만큼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국제 프로그램의 참여가 저조한 것은 국제적 교류의 미진함으로 이어져 더 많은 정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더 활발하게 참여함으로써 더 많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국제 프로그램의 참여를 위해서도 더 많이 연구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해양은 국경이 없다. 우리 해역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우리 해역만을 연구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세계 바다의 미래가 곧 우리 바다의 미래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IOC 의장 당선으로 젊은 세대에게는 국제사회 진출의 희망을, 국가적으로는 해양에 대한 보다 활발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변상경 IOC(정부간해양학위원회) 의장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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