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민주주의 위협" 비판
날선 역풍에 결국 사과
디즈니가 실사화한 영화 '백설공주' 주인공을 맡은 배우 레이첼 지글러(23)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지지자들을 비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사과했다.
지글러는 지난 6일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뒤 인스타그램에 "또 다른 4년간의 증오를 예상한다"며 "미국에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 남자를 위해 나타난 수많은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깊고 깊은 질병이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과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들, 트럼프 본인은 절대 평화를 알지 못하기를"이라고 썼다.
보수진영은 즉각 들끓었다. 폭스뉴스, NBC 뉴스 출신의 보수진영 논객 메긴 켈리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디즈니는 이 여자를 해고하고 영화를 다시 찍어야 한다. 이 사람에게는 문제가 있다. 당장 나가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글러를 향해 "돼지"라고 인신공격을 하기도 했다.
개봉을 목전에 두고 있는 영화 백설공주까지 운운하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지글러는 14일 다시 글을 올려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다. "지난주 내가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선거 관련 게시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감정에 휩싸여 부정적인 담론을 키워 죄송하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지글러가 올리는 게시물에는 비난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피부가 하얗지 않은 라틴계 백설공주 탄생
1937년 디즈니 고전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의 실사 영화는 미국에서 내년 3월 개봉될 예정이다. 1812년 그림 형제의 동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으로 '눈처럼 하얀 피부, 피처럼 붉은 입술, 흑단처럼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딸을 낳은 여왕이 백설공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죽는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콜롬비아계 어머니와 폴란드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지글러는 2021년 백설공주 캐스팅이 발표된 이후 원작 애니메이션 팬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피부색이 희지 않다는 이유다. 하지만 당시 지글러는 "백설공주라는 이름은 피부색과 상관없다"며 "배역을 위해 피부를 하얗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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