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삼성그룹 CEO들이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맞는다. 삼성수요사장단회의가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다음주부터 2주간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다음주 후반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전자 선진제품 비교전시회' 참석이 유력해 전기전자 계열사 사장단의 휴가는 8월 초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그룹내 '부패일소'와 '품질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편안한' 휴가만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그룹 내부의 관측이다.
20일 삼성에 따르면 매주 수요일 주요 계열사 사장 20여명이 참석하는 '수요사장단회의'가 다음주부터 2주간 개최되지 않는다. 사장단들도 여름 휴가를 맞아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매년 여름 휴가 시즌에는 회의를 잠정 중단한다.
이에 따라 CEO들은 주로 이 기간을 이용해 여름 휴가를 즐긴다.
또 7월 마지막 주부터 8월 첫째 주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제조 계열사들의 공장이 집단휴가를 돌입한다는 점도 휴가를 떠나는 CEO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원인이다.
다만, 이건희 회장이 격년제로 열리는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 오는 29일께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 전기전자 계열사 사장들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8월 초에 휴가기간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국민관광상품권'까지 나눠주며 내수진작에 나선 만큼 해외보다는 대부분 자택이나 강원도나 남해안 등 국내에서 짧은 휴가일정을 보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각 계열사 CEO들이 일정만 잡아 놓고 사실상 업무수행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회장이 삼성테크윈의 부정을 질타하며 '깨끗한 조직문화'를 천명, 각 계열사 조직 기강잡기에 나서고 있는데다 삼성전자의 잇따른 에어컨 사전점검과 LCD와 반도체 시황의 부진 지속, 삼성테크윈의 자발적 리콜 등 품질문제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비단 올해 뿐 아니라 CEO들에게 여름 휴가는 일반 직원처럼 맘껏 쉴 수 있는 기간만은 아니다"며 "경영 사안에 따라 휴가 중에도 업무를 봐야 할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여름휴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내 업무통신망이 설치된 갤럭시S2를 보여주며 "어디를 가도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작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한껏 고무됐다가 최근에는 악재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CEO들도 초기에 이를 진화할 수 있는 하반기 경영전략 구상에 휴가 기간 상당부분을 할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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