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 기업들의 여유자금이 증권사로 몰리고 있다. 그동안 은행들이 선점하고 있던 기업 고객이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자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7개 법인영업지점에서 영업을 시작한지 1년여 만에 관리자산 10조원을 돌파했다고 20일 밝혔다. 관리자산이 지난해 말 6조2000억원에서 올해 7월19일 현재 10조5300억원으로 68.5%나 증가했다.
법인영업지점은 일반 기업체 및 학교법인, 재단, 공제회 등의 법인과 농협 등 금융기관의 자금관리를 전담하는 지점이다. 지난해 초 처음 법인영업지점을 출범시킨 삼성증권은 전체 지점관리 자산 108조원 중 법인영업지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9.3%에 이른다.
삼성증권은 현재 강남 삼성타운, 본사 영업부, 수원, 대전, 대구, 부산 등 7개 거점에 별도의 법인 지점장과 총 47명의 법인전담 프라이빗뱅커(PB) 조직을 운영 중이다.
삼성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법인 관리 자금은 전체적으로 연초보다 증가한 가운데 특히 주식투자 자금이 두 배 가량 늘었다. 주식투자 자금은 연초 3조8000억원에서 7월19일 현재 7조322억원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금융상품(채권 및 ELS)투자가 연초보다 27% 증가한 1조3400억원을 나타냈고, 신탁자금이 연초 대비 80%정도 증가한 1조1145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신탁(7721억원), 랩어카운트(2524억원), 순예탁금(210억원) 순이었다.
삼성증권은 "예탁자산 중 주식 비중이 67%에 달하는 것은 법인자금 특성상 최고경영자(CEO)의 회사 지분 등이 예탁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우증권도 테헤란, 역삼 등에 별도 법인지점장을 두고 영업 인력을 보충하는 등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업 삼성증권 리테일사업본부장 전무는, "저금리 상황 속에서 마땅한 운영처를 찾지 못한 법인자금이 채권, 랩, ELS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가진 증권회사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올해 들어 유치한 자산만 4조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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