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양측 수정안 제시..20일 다시 만나 대화
성과연봉제 둘러싼 입장차 여전해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조목인 기자] 리차드 힐 SC제일은행장과 김재율 노조위원장이 18일 오후 단독면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돼 장기파업사태의 해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둘이 만난 것은 지난 7일 힐 행장이 강원도 속초의 파업 현장을 방문한 뒤 11일 만이다. 힐 행장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19일 양측이 수정안을 제시한 뒤 20일 다시 만나 협상하기로 했다.
이날 면담은 속초 파업현장에 있던 김 위원장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임시대의원대회 참석차 서울에 오면서 이뤄졌다. 노조에서는 지난 주에도 힐 행장과의 협상을 제안했지만 사측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이날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단독면담이 성사됐다.
노사 양측이 협상을 재개했지만 이날 만난 두 사람은 성과연봉제와 관련해 서로의 입장차이를 재확인했다. 1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된 면담에서 힐 행장은 성과연봉제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이와 관련한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전제로 하는 기존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파업을 풀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임단협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어 사측이 (성과연봉제 협상과 관련해)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면 직원들의 복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조에서는 임단협이 타결되면 당장 파업을 풀고 지점에 복귀할 수 있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전제로만 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전제로 임단협 타결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파업이 지속될 경우 노사 모두에게 부담이 되고 SC제일은행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큰 만큼 협상에 나선다는 공감대는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정안 제시와 20일 단독면담 재개도 이 같은 배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 고위관계자는 "금융감독기관에서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번 주 안에는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노사 모두에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업으로 지난 11일부터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던 SC제일은행 43개 영업점 중 서교지점이 18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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