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시계 제조·패션업체인 로만손의 주가가 7월 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제4이동통신 관련주로 묶여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로만손은 통신사업과 관련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18일 로만손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3.29% 오른 32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 달 전 2300원대에 머물던 것에 비하면 40%가량 상승한 셈이다.
로만손 주가의 상승세는 이달 초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제4이동통신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기문 로만손 대표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김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제4 이동통신 사업에 주도적으로 진출한다 해도 로만손과의 사업적 시너지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로만손은 지난 1988년 설립돼 주얼리와 손목시계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시계와 패션사업 외길만 걸어온 업체로 전자사업이나 통신업과는 무관하다. 지난해 매출액 876억원, 영업이익 83억원도 전부 패션사업을 통해 벌어들였다.
로만손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맡고 있을 뿐 로만손이 제4이동통신사업과 관련해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계열회사는 손목시계를 생산하는 로만손 개성공장 1곳이다. 다른 법인에 투자한 사례도 통신업과는 무관하다. YTN라디오와 여행사 인터비즈투어에 각각 5%, 3.46%의 지분을 갖고 있을 뿐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제4이동통신 사업은 기존 이동통신업체의 네트워크 설비를 활용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와는 달리 와이브로(WiBro)망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를 도입해 4세대(4G)망을 새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전자·통신 사업 경험이 전무한 로만손이 쉽게 진출할 수 없는 사업영역인 셈이다.
참여한다고 해도 재무적 투자 외에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로만손 관계자는 “통신장비 관련 사업부서가 있지도 않고 지금까지 관련사업에 진출한 경험도 없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제4 이동통신 사업참여를 결정했다. 앞으로 중소기업청과 방송통신위원회 허가를 거쳐 통신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