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위대한 탄생>의 TOP12의 진로의 향방이 조금씩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 TOP 12 중 연예 기획사와의 계약이 확정되지 않은 멤버들도 소속사 계약이 임박한 상태. 각자 소속사를 찾아 본격적인 데뷔를 앞두고 있는 <위대한 탄생>의 TOP12에게 더 길고, 커다란 경쟁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그 중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마치 데뷔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활약하고 있는 4명의 <위대한 탄생> 멤버들의 향후를 진단해본다.
권리세 - 해외 활동에 강점을 가진 인재와 회사의 만남
기대 : <위대한 탄생> 생방송에서는 가장 먼저 탈락했지만, 권리세는 댄스와 노래가 둘 다 가능하고, 외모적인 장점도 갖추고 있다는게 연예 관계자들의 평이다. 현재 연예계가 원하는 스타의 재목에 근접했다는 의미다. 방송에서 여러 번 지적된 발음 등의 문제를 짧은 시간 내에 상당히 교정하는 등의 근성과 열정도 높이 평가받았다. 재일교포로서 일본 문화에 밝고, 언어 장벽이 없는 권리세와 해외 활동에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키이스트와의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하다. 키이스트 관계자는 현재 키이스트가 제작 중인 <드림하이 2>에 권리세가 출연할 가능성에 대해 “다른 출연자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오디션을 봐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혀 권리세의 연기 활동과 드라마 수출에 따른 해외 활동이 꽤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을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드림하이 2> 출연이 성사되지 않아도 가수와 연기 활동이 병행 가능하고, 해외 활동도 빠르게 진척시킬 수 있는 소속사와 계약하면서 권리세는 어떤 <위대한 탄생> 멤버보다도 먼저 연예계에서의 입지가 탄탄해질 수 있는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우려 : <위대한 탄생>에서 권리세는 남들보다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지만, 지금 당장 권리세만의 특출한 매력 포인트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풋풋하다는 것 외에 아직 이렇다 할 캐릭터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위대한 탄생> 내내 지적받았던 발음 문제는 가수 활동은 물론 연기 활동도 예고하고 있는 권리세의 가장 큰 약점이다. 이에 대해 소속사인 키이스트 관계자는 “지금 당장 음반을 내거나, 연기를 시키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발음 문제를 포함해 종합적인 트레이닝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혀 권리세의 약점을 최대한 보완할 생각임을 밝혔다.
노지훈 - 그룹으로도, 솔로로도 즉시 전력감
기대 : 노지훈은 <위대한 탄생> 당시 ‘준비된 아이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노지훈과 큐브 엔터테인먼트와의 결합은 좋은 모델과 잘 맞는 옷의 관계와도 같다. 큐브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노지훈이 노래와 댄스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을 높게 샀다”면서 “앞으로 잠재해 있는 스타성을 발굴해낼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노지훈의 정식 데뷔에 대해 그룹으로 데뷔하게 될지, 솔로로 데뷔하게 될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솔로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인재다”라고 덧붙였다. 여러 가요계 관계자에 따르면 노지훈은 솔로로 데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MBC <위대한 탄생> 관계자는 프로그램 방송 중 “노지훈은 철저한 노력파다”라고 전한 바 있으며, 소속사 관계자는 “노지훈이 연습생 신분으로 돌아가자마자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무섭게 노력하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정황상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무대에서도 마치 데뷔한 아이돌같은 무대를 선보였던 노지훈이 생각보다 일찍 데뷔할 가능성도 크다. 콘셉트만 잘 잡으면 당장 데뷔해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노지훈의 가장 큰 장점이다.
우려 : 노지훈은 노래와 댄스 모두 가능한 인재다. 수려한 외모와 능숙한 무대 매너 등도 당장 다른 아이돌과 비교해서 크게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다른 아이돌과 다른 차별점을 갖기 쉽지 않다. <위대한 탄생>에서도 노지훈은 “<음악 중심>을 보는 것 같다”는 평을 받았다. 이는 칭찬일 수도 있지만, 문제점을 지적한 평일 수도 있다. 팬이 아닌 일반 대중들에게 각인될 노지훈만의 특별함을 찾는게 급선무다.
데이비드 오 - 꾸미지 않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매력을 살려라
기대 : 데이비드 오의 생방송 무대에서의 무대나 노래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데이비드 오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자체가 미션 주제나 무대의 성격을 볼 때 데이비드 오의 매력을 모두 드러내기엔 아쉬운 점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데이비드 오가 <위대한 탄생> 예선에서 선보인 자작곡 ‘아브다카다브라’는 아직 편곡적으로 완성된 곡이 아님에도 데이비드 오가 <위대한 탄생> 생방송에서 보여준 어떤 무대보다 더 매력적인 노래였다. 마치 영화 <원스>에서 막 튀어나온 자유로운 영혼 같다던 데이비드 오의 매력은 아이돌로 변해 가는 것 같았던 <위대한 탄생> 생방송보다 기타 한대를 들고 ‘아브다카다브라’를 편하게 부를 때 더 빛났다. 이러한 데이비드 오에 대해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데이비드 오의 순수한 매력과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재능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오가 <위대한 탄생>에서 선보인 연출된 무대보다, 음악적 재능을 자연스럽게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위대한 탄생> 출신 참가자 중 가장 뮤지션으로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멘티일 것이다.
우려 : 데이비드 오는 <위대한 탄생>에서도 내추럴하고, 꾸미지 않았을 때 가장 자연스럽고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더하거나, 변신하려 할 때마다 매력을 잃어버렸다. 데이비드 오가 음악적으로 더 많이 배우고, 공부해야 할 필요는 있겠지만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는 것이 데이비드 오에게 무조건 이득일지는 미지수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재능과 이미지를 갖고 있는 데이비드 오가 음악적 결과물을 내기 이전에 예능 프로그램인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고정 출연을 함으로써 여타 아이돌과 같은 길을 걷는 것 같은 모양새가 된 것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백청강 - 불안하지만 잘 되길 바랄 수 밖에 없는 묘한 매력
기대 : 백청강은 묘한 존재다. 어떤 사람들은 백청강의 대중 연예인로서의 상품성을 의심한다. 기존의 성공한 어떤 연예인의 유형에도 백청강을 대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청강이 다른 출연자보다 더 크고 열렬한 팬덤을 단시간에 얻어낸 것을 <위대한 탄생>의 후광 효과로만 폄하할 수만은 없다. 무엇보다 백청강의 ‘희야’에는 지금 우리 가요계에서 쉽게 찾기 힘든 순수함이 있었다. ‘이별은 별이 되나봐’에서도 백청강은 그가 가진 ‘순수한 소년’ 같은 매력을 잘 드러낼 수 있었다. 20대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팬에게 어필하는 백청강의 매력은 남성미와 애달픔을 동시에 전달하는 백청강 특유의 순수함 때문이고, 이것은 지금까진 김태원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 위에서 가장 빛났다. 자신의 중국 활동 가능성을 본 연예 기획사보다 보다 음악적인 내실을 다져줄 수 있고, 자신의 독특한 매력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스승 김태원과 함께 하게 된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백청강에게 이득이 될 것이다. 또한 인간미 넘치는 멘토로서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녹음할 때 만큼은 ‘녹음실의 악마’로까지 불리우는 김태원과 함께라면 보컬리스트로서 백청강의 발전을 기대할 수도 있다. 백청강이 김태원과 함께 하기를 원한 것은 백청강이 스스로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우려 : 백청강이 전속 계약을 맺은 부활 엔터테인먼트는 아직 신인을 데뷔시킬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 백청강 외에도 이태권, 손진영 등 단번에 소속사에 3명이나 되는 신인급 가수를 데뷔시키고 안정적인 지원을 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백청강이 분명 매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세일즈 포인트로 잡아낼 예민한 기획력 또한 팬들에게는 불만스러울 수 있다. 때문에 백청강은 MBC와의 협력이 가능한 지금 빠르게 안정적인 입지를 다지고 김태원 과 함께 장기적으로 음악적인 내실을 다지는 등 단기 전략과 장기 전략을 동시에 가져갈 필요가 있다. 다행히 MBC로서도 자사 프로그램의 우승자인 백청강을 연착륙시켜야할 이유가 있다. 우선 하반기 기대작인 드라마 <계백>의 OST에 백청강이 참여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백청강의 소속사 부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백청강의 음색에 잘 어울리는 애절한 발라드가 될 것”이라고 백청강이 부를 곡의 분위기를 전했다. 허각이 <최고의 사랑> OST로 입지를 다졌듯 백청강 또한 불황인 가요계에서 우선 자신의 입지를 다질 최소의 방법을 찾은 셈이다. 현재 백청강은 그 묘한 매력만큼이나 불안정하면서도 기대를 버릴 수 없는 위치에 서 있다.
사진 제공. MBC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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