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업무 수행해달라" 아이패드2 지급
검찰 조사 등 어려울때 '식구 챙기기' 눈길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어려운 때일수록 새식구를 챙겨라.'
금호석유화학 신입사원 73명이 회사로부터 입사 축하 기념으로 아이패드2를 받아 선배 직원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있다.
많은 기업에서 타블렛PC를 활용하는 스마트워크를 시행하고 있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아직 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례적인 선물이다.
IT기기에 친근한 세대이니 만큼 아이패드를 통해 창조적인 업무수행 능력을 키우라는 의미지만, 최근 박찬구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형제의 난' 등으로 사내가 어수선한 시기에 '제 식구 챙기기'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4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현재 연수중인 신입사원들은 아이패드를 적극 활용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이패드로 문서를 작성하고 무선망을 활용해 인터넷 검색을 하는 등 아이패드를 통해 노트와 필기구는 물론 컴퓨터까지 대체하고 있다.
또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기도 했다. 악기연주 어플리케이션으로 팀을 짜 음악을 연주하며 팀워크를 높이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회사측도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신입사원 교육 수준을 한층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자체적인 공채를 실시했다"며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력이 있는 신입사원들이 많이 들어와 감사와 축하의 의미로 아이패드를 선물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호석유화학이 신입사원에게 아이패드를 선물한 것은 박찬구 회장의 직원 '기살리기'다.
지난 4월 박찬구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이후 지난달 박 회장의 소환조사에 이르기까지 3개월간 직원들의 사기는 많이 낮아진 상황이다. 또 금호그룹에서 독립하기 위한 박삼구 회장과의 갈등으로 직원들은 많은 피로도가 누적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회사의 성장가능성을 믿고 공채에 지원해준 신입사원에게 감사의 선물을 주고, 회사와 사원들의 새출발을 축하했다는 것이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금호그룹도 공채를 진행했지만 금호석유화학에서만 아이패드를 지급해 회사에 대한 충성도까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회사가 공채 신입사원들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같은 선물"이라며 "이를 계기로 스마트워크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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