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데 푹 자, 푸차이” SBS <시티헌터> 15회 마지막에, 이윤성(이민호)의 정체를 알아낸 김영주(이준혁)가 한 말은 <시티헌터>답게 그 다음 회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런 긴장감과 함께 14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시티헌터>는 전국 일일 시청률 19.9%를 기록하며 2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지난 14회가 방송됐던 7일 시청률 19.6%보다 0.3% 오른 수치다. 미세한 상승폭이지만 <시티헌터>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수목 드라마 1위를 지키는 것은 물론 수요일 프로그램 전체에서도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총 20부작인 <시티헌터>의 시청률이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이유는 <시티헌터>만의 긴장감과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시티헌터>는 크게 이윤성을 중심으로 김나나(박민영), 김영주, 이진표(김상중), 5인회와의 관계가 맞물리며 전개된다. 극 초반 이윤성과 이진표의 이야기로 이윤성이 시티헌터가 되는 상황이 설명됐다면 중반에는 김나나와의 멜로가 중심이었다. 드라마가 후반으로 들어선 후에는 시티헌터의 존재를 뒤쫓는 김영주와 이윤성의 복수방법을 반대하는 이진표, 처단 대상인 5인회와의 관계가 더해지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하나의 줄기 안에서 얽혀 나가고 있다.
<시티헌터>는 이들의 갈등을 회당 고르게 배치하면서 관전 포인트를 명확히 하고 긴장감을 이어간다. 14회에서 배식중(김상호)의 사고로 김종식(최일화)을 없애려 마음먹은 이윤성과 이를 둘러싼 김영주의 고충, 이진표의 잔인함이 그려졌다면 15회에서는 자신을 구해준 이윤성을 계속 뒤쫓는 김영주와 복수를 끝내고 김나나에게 고백을 다짐하는 이윤성의 사랑이 드러나는 식이다. 이렇게 <시티헌터>는 결말만큼이나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과정 자체에 대한 궁금증을 놓치지 않고 던져준다. 이윤성이 한국 사회의 병폐를 건드리며 5인회를 처단하는 방식은 처단 때마다 비슷하게 반복되고 그 자체가 세련됐다고 할 수 없지만 이 약점을 덮을 만큼 <시티헌터>는 궁금증과 긴장감으로 고정 시청자를 잡아두면서 조금씩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또한 <시티헌터>의 시청률 상승세는 MBC <최고의 사랑>이라는 최고의 상대가 빠진 후 KBS <로맨스 타운>과 MBC <넌 내게 반했어>의 약세도 이유다. 14일 종영하는 <로맨스 타운>은 13일 방송이 시청률 11.6%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지만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오지는 못했다. <넌 내게 반했어>는 연출자 교체설이 돌만큼 좋지 않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시점에서 <시티헌터>는 과연 어떻게 남은 5회를 이끌어나갈까. <시티헌터> 내용만큼이나 시청률 변화 또한 주목된다.
10 아시아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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