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영주(이준혁)는 10년 전의 사고를 거론하며 아버지 종식에게 자수를 권하나 종식은 이를 거절한다. 종식과 영주의 이 대화를 녹화한 윤성(이민호)은 ‘올해의 검사상’을 받는 영주와 서울지검 검사들 앞에서 이 영상을 공개하고 종식을 납치한다. 종식이 배식중(김상호)을 차로 치었다고 생각한 윤성은 종식을 죽이려 하나 마음을 돌려 육교에 매달린 종식을 구하려 한다. 그러나 아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종식은 손을 놓아버리고 만다.
오늘의 대사 : “윤성이를 키웠던 유모를 죽였던 놈들에게 총을 들고 날뛴 놈이야. 윤성이를 그렇게 만들면 돼” - 진표
<시티헌터>는 통쾌한 복수극이 될 수 있을 때 종종 속도를 늦추고 윤성의 내면을 점검한다. 때론 드라마가 다소 허술해지더라도 윤성에게 복수를 위한 ‘괴물’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인간’으로 남을 것인가를 반복해 묻는다. 6일 방송된 <시티헌터> 14회는 윤성에게 다시 한번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윤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갈등한다. 윤성의 내면 갈등을 묘사할 때 가장 섬세해지는 <시티헌터>는 윤성이 더 크게 갈등하며, 좌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계속 만들고, 나나가 더 크게 부각될수록 윤성이 앞으로 겪을 더 큰 시험에 던질 소재로 쓰일 가능성만 높아진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윤성이 한없이 가엾겠지만, 어쩌겠는가. 윤성을 궁지로 몰아넣을수록 드라마가 더 재밌어지는 것을.
Best&Worst
Best : 그간 영주의 캐릭터는 애매모호한데가 있었다. 세희(황선희)와의 관계도 어정쩡한 곳에서 머물렀고, 위기에 빠진 나나(박민영)를 ‘시티헌터’ 손에 맡긴 채 용학을 잡으러 갔으면서, 또 용학이나 경환의 비리를 수사하기보다 명탐정 코난으로 변신해 ‘시티헌터’ 수사에만 골몰하는 것도 시청자의 공감을 사긴 어려웠다. 윤성, 나나를 제외하면 진표와 더불어 가장 비중 있는 역인데도 <최고의 사랑>의 ‘필라인’처럼 ‘영주라인’이 만들어지기 어려웠던 것. 그러나 <시티헌터>가 영주의 아버지인 종식의 처단에 들어가면서부터 부정과 정의감 사이에서 갈등하는 영주의 캐릭터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특히 14회의 마무리에서 ‘시티헌터’를 아버지의 원수로 여기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윤성과 영주의 갈등도 극에 달하게 됐다. 11, 12회에서는 나나의 캐릭터를 부각시켰고, 13회에서는 영주의 캐릭터를 살려놓은 <시티헌터>는 과연 어떤 대미를 향해 달려갈까. 이제 종반에 막 접어들기 시작한 <시티헌터>는 긴장의 끈을 더욱 팽팽히 당기고 있다.
Worst : <시티헌터>는 무척 치밀한 듯하면서도 순간적으로 어설프고 허술한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이를테면 종식이 자신의 실명으로 배식중에게 10억을 입금한다던가, 종식이 아무리 자기 집이라 하나 방문도 잠그지 않고, 비밀금고 문도 다 열어놓고 2,000억원을 박스에 포장한다던가 하는 허술함이다. 명탐정 영주가 당진의 혜심보육원으로 윤성을 유인한 것은 좋은 계략이지만, 윤성이 혜심보육원으로 온 것만 확인하면 되는 영주가 초면의 수녀에게 거짓말까지 시켜가며 윤성을 굳이 성당으로 유인할 필요가 있었을까. 또한 굳이 숨느라 윤성을 목격하지 못한 것도 어색하다. 그 짧은 시간 내에 들키지 않고 빠져나간 윤성도 놀랍지만, 윤성의 상의에 묻은 흙을 보육원 아이들의 공놀이와 연결시킨 영주의 추리력도 놀랍다. 이 어설픔과 놀라움이 작지만 오늘의 Worst.
동료들과의 수다 포인트
- 나나의 볼터치 춤은 대관절 어디로 간 것인가.
- 식중 아저씨 물에 빠진 아이폰은 서... 설마 모형이겠죠?
- 식중 아저씨를 차로 친 것은 진표일까, 종식일까. 구레나룻으로 추리해보자.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