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개혁 릴레이 제언⑤
송인수 교육의 봄 대표
"학벌 대신 능력, 취업 환경 바뀌어야
입시 경쟁 벗어나 잠재력 키울 수 있다"
"출신 대학을 보고 채용하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도 없다."
송인수 교육의봄 대표는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기업이 채용할 때 지원자의 능력보다 '출신학교'를 보고 뽑기 때문에 학벌 경쟁이 벌어지고, '학벌'을 얻기 위해 사교육비 폭증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2020년 창립한 교육의봄은 대한민국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벌 없는 채용'이 핵심이라고 보고, 기업의 채용 변화에 나서고 있다.
송 대표는 "초중고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4000원으로, 자녀가 둘이면 100만원에 육박한다"면서 "왜 이렇게 가계에 부담될 정도로 사교육에 매달리는지 살펴보면, 결국 '취업'과 연결된다"고 했다. 그는 "'학벌이 좋으면 일도 잘할 것'이라는 막연한 판단 때문에 채용 시장에서 학벌이 우선시 된다"며 "결과적으로 대학 간판 따는 것이 취업에 중요하기 때문에 초중고 때부터 막대한 사교육비를 쏟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좋은 대학 나와야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깨는 것이 교육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벌' 중심의 채용은 여전하다. 교육의봄이 지난해 9월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채용 시 학벌 영향력이 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5%가 "있다"고 답했다. 송 대표는 "이 같은 현상을 타개하려면 기업의 자율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신앙, 연령, 학력, 출신학교 등을 이유로 차별해선 안 된다'는 고용정책 기본법(제7조 제1항)이 마련돼있지만, 구체적인 조항과 벌칙 조항이 없는 선언적 법률이다 보니 실제 현실의 문제를 바로잡는 데 무기력하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법 개정을 통해 구속력과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기업들도 학벌 외의 기준으로 인재를 뽑는 '채용 선진화'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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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출신 대학을 보고 뽑는 채용이 바뀌지 않은 채 서울대 10개만 만들면, 여기 속하지 않는 나머지 대학은 또다시 열위에 놓인다"며 "학벌 대신 개인의 능력과 자질로 취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학생들이 비로소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개인의 역량과 잠재성을 키우는 일에 관심 가질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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