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후쿠시마산 쇠고기가 사실상 전국에 유통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의 낙농농가에서 출하한 고농도 세슘에 오염된 쇠고기가 5개 도도부현(都道府縣)의 도매업체에서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는 적어도 홋카이도, 도쿄, 가나가와, 지바, 시즈오카, 아이치, 오사카, 도쿠시마, 고치 등 9개 도도부현에 유통돼 소매점에서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북부 홋카이도에서 일본 남부 시코쿠 지방의 고치현까지 사실상 일본 전역에 고농도 세슘에 오염된 쇠고기가 유통된 것이다.
후쿠시마산 쇠고기가 고농도 세슘에 오염된 사실은 후쿠시마현이나 농림수산성이 아니라 도쿄도가 도축된 쇠고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도쿄도는 지난 9일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의 한 낙농농가에서 출하한 소고기에서 1kg당 최대 3400베크렐(Bq)의 세슘을 검출했다. 이는 일본의 기준치인 1kg 당 500베크렐의 6.8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시즈오카시 보건소는 11일 문제의 쇠고기를 구입한 업체가 판매 후 보관하고 있던 쇠고기에서 1kg 당 1998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같은날 오사카시는 세슘에 오염된 쇠고기가 유통되고 있으며 일부는 판매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요코하마에서는 소매점에서 쇠고기 일부가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낙농농가는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피난 준비구역에 있어 표면 방사능 검사를 받은 후 소를 유통해왔다. 그러나 이 농가가 소를 출하할 당시 표면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었으나 도축 후 검사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이에 후쿠시마현이 조사에 나섰으며, 그 결과 소의 사료로 사용한 볏짚에서 1kg 당 7만500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측정됐다. 해당 농가는 원전 사고 이후 사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논에 쌓여있던 볏짚을 사료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현은 소가 사료 섭취를 통해 내부 피복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세슘에 오염된 쇠고기가 유통 및 판매된 것에 대해 후생노동성은 “지속적으로 대량 섭취하지 않는 이상 건강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될 때 마다 건강에 이상이 없는 수준이라는 일본 정부와 언론의 발표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커져가고 있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농수산물과 축산물에 대한 체계적인 방사성 물질 검사를 실시한 적이 없으며, 오염 사실이 밝혀지면 뒤늦게 검사를 한 뒤 '건강에 이상없는 수준'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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