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홀 잔여 경기 치르고, 다시 똑같은 곳에서 '3개 홀 연장전 '학습 효과'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경기 중단이 오히려 내게는 행운이었다."
'메이저퀸' 유소연(21ㆍ한화ㆍ사진)의 US여자오픈 우승에는 운도 따랐다. 3개홀 연장전을 미리 연습하고 나서 다시 플레이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악천후로 경기가 지연돼 5일 동안 경기를 치렀다. 남은 홀은 불과 3개, 유소연은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로 동타를 만들었고, 4라운드 잔여경기를 플레이했던 3개 홀에서 그대로 다시 연장전을 치렀다.
유소연 역시 12일(한국시간) 우승 직후 공식기자회견에서 "어제 오후에는 바람이 강해 경기를 속행했더라면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늘 더 좋은 조건에서 남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4라운드 잔여경기의 첫 홀인 16번홀(파3)에서는 티 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지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18번홀(파4)에서 기어코 연장으로 가는 버디를 잡아냈다.
서희경과의 연장승부는 2009년 12월 중국에서 열렸던 오리엔트차이나오픈과 똑같은 상황으로 재현됐다. 유소연은 "(희경) 언니가 먼저 티 샷을 하고 내가 나중에 했던 것까지 같았고, 그 때도 내가 이겼다"면서 "연장전을 하면서 2년 전과 경기 결과도 같기를 기대했다"며 웃었다.
이번 우승으로 계획도 바뀌었다. 유소연은 "대학졸업과 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두고 고민 중이었는데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LPGA직행티켓을 따냈지만 아직은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유소연은 로스앤젤레스에서 1주일간 연습한 뒤 프랑스로 건너가 21일 밤 개막하는 '제5의 메이저' 에비앙마스터스에 출전한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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