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노인전용단지 '세곡리엔파크 4단지' 다녀와 보니..]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공기도 맑고 낮은 경사에도 엘리베이터까지 있어 노인에 대한 배려가 많아 정말 만족해요. 다만 입주중이라 그런지 손자 어린이집 보내기가 녹록찮네요. 아들·며느리가 맞벌이를 하는데 매일 제가 수서동 어린이집 가는 셔틀버스 타는 데로 데려다 줘요."
전국 최초 노인전용단지로 시범조성된 강남 세곡리엔파크 4단지. 이 단지 406동에 사는 구신자(68) 할머니는 노인시설이 아니라 뜻밖에 어린이집 얘기를 했다. 이 단지는 구 할머니처럼 입주자격이 65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인 어르신들이다. 하지만 아들 내외 등과 함께 2~3인 가구로 살다보니 입주중이라 아직 다소 덜 갖춰진 근린시설을 아쉬운 점으로 꼽은 것이다.
7일 70대 전후의 고령의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지난달 22일부터 입주가 속속 이뤄지고 있는 세곡리엔파크 4단지를 직접 찾았다. 이 단지는 세곡지구 5개 단지 가운데 하나로 모든 가구가 분양이 아닌 임대주택이다. 8개동 총 407가구로 장기전세주택(전용 59㎡, 84㎡)이 229가구, 국민임대주택(전용 39㎡, 49㎡)이 178가구로 구성됐다.
언뜻 이미 입주를 마친 세곡 1~3단지 아파트 외관과 비슷해 보이나 단지 내 곳곳에 노인전용시설이 눈길을 끈다. 열대야에 더위를 피하기 좋아 보이는 정자모양의 필로티형 쉼터, 2·3단지와 4단지 사이 세곡천 산책로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등이 갖춰져 있다. 단지 중앙에 있는 게이트볼장에는 운동복을 맞춰 입은 할머니, 할아버지 선수들이 가득했다. 운동을 즐기는 노인분들에게 "재밌으세요?"라고 물으니 "재밌습니다! 좋습니다!"라는 답변이 왔다. 이에 "건강하세요!"라고 인사를 전했다.
아파트 내부에는 고령자 신체특성에 맞게 장애가 없는 시설물로 채워져 있다. 복도폭은 1.5m로 넓고 화장실은 휠체어가 회전해도 무리가 없도록 넉넉하게 설계됐다. 어르신들이 현관, 욕실, 방에 드나들기 수월하게 문턱도 없앴다. 싱크대와 세면대는 높낮이를 조절해서 쓸 수 있다. 외출 시에는 카드키 센서로 일괄소등 되므로 전기제품 누전사고도 막을 수 있다.
이날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돕는 비상호출 장치를 시연하는 과정에서 정말 경비원이 출동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입주자들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아 보였다. 지난달 24일 407동에 입주한 박영점(69) 할머니는 연신 "너무 좋다. 감사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박 할머니 댁 역시 손자 2명을 보낼 어린이집이 녹록찮은 점을 아쉬워했다.
서울시는 오는 2015년까지 단지 근처에 병원과 요양시설 등을 갖춘 어르신 행복타운도 설립할 계획이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본부장은 "고령자 맞춤형 단지는 임대주택 1~2층을 노인전용으로 했던 것을 전 가구로 확대한 것"이라며 "주거는 물론 문화시설, 안전시설 등을 특화하고 집적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6년부터 국민임대, 장기전세 방식으로 고령자 임대주택 총 2140가구를 공급했다. 오는 2015년까지 천왕지구 등 7개지구, 35개단지 1~2층에 총 1673가구 고령자 임대주택이 추가로 공급될 계획이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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