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정부가 리모델링 수직증축에 대해 불허 방침이 알려지자 신도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1기신도시리모델링연합회는 지난 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4·27재보선때 공약으로 내세웠던 수직증축과 일반분양을 허용해야 한다"며 "정부가 되려 우리를 투기꾼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에선 항의와 집회 등을 준비하며 집단 반발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일대 부동산 시장 분위기 '썰렁'=단지 대부분이 리모델링 추진 대상인 분당은 차분한 모습이다. 이미 4·27재보선 이후 정치권에서 리모델링에 대해 관심이 떨어지자마자 급매가 빠진 뒤 시장이 활력을 잃었다. 한솔마을 5단지 인근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0월에 2차 안전진단과 건축심의를 앞두고 있는 등 신도시내에서 빠른 진척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재보선 전후로 급매가 빠진 뒤 최근 들어 거래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현재 시세는 57㎡형이 2억6000만~2억 7000만원이고 60㎡형이 2억 8000만원 내외로 형성돼 있지만 거래는 완전히 실종된 상태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국회에 계류되기 전까지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증축 리모델링에 따른 기대감이 있었다"며 "9월 신분당선 개통 등의 대형호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래가 올스톱된 상태"라고 푸념했다.
산본신도시 역시 분위기는 썰렁하다. 수직증축 불가 방침으로 일반분양이 나오지 않아 추가부담금에 대한 부담이 커 진전이 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주공1단지와 6단지 등에서 움직임이 있지만 이전만 못하다"며 "분당발 리모델링 바람이 불어야 이곳(산본)이나 옆동네(평촌)도 움직일 수 있을텐데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1기신도시는 노후화가 이뤄지고 있는데다 2기신도시와 보금자리주택 공급으로 점차 수요자들에게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리모델링 사업마저 지지부진할 경우 현 시세 이상으로 반등하긴 어렵다"고 전망한다.
◇집단 반발 움직임 일어나나=1기신도시리모델링연합회는 6일 오후 비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형욱 회장은 "일반분양이 안 될 경우 역세권이나 인프라가 좋은 곳 외에는 리모델링 사업 자체가 중단될 수밖에 없다"며 "오늘 회의를 통해 항의 집회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수도권리모델링연합회 전학수 대표는 "정부의 방침이 확정될 때까지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며 "여·야 정치권에서 움직여야 리모델링이 활성화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수직증축 불가 방침과 관련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이원재 주택국장은 "수직증축과 가구수 허용 여부 등에 대해 현재 TF팀에에서 구조안전성, 자원 재활용 효과 및 경제성, 재건축과의 형평성, 주거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허용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이달 중에 결과를 통해 정부의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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