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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子들의 백화점 1층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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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子들의 백화점 1층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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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직장인 박성진(가명·28)씨는 지난해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쇼핑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백화점 매장 여기 저기를 혼자 돌아다니면서 점원들 앞에서 옷을 입어보는 것이 너무 쑥쓰럽기 때문. 백화점 1층 매장에 발을 들일 때마다 진동하는 짙은 화장품 냄새와 이름 모를 럭셔리 브랜드들이 그를 더욱 위축시킨다. 최근에는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바나나리퍼블릭 매장을 자신의 '단골점포'로 찍어놓고 옷이 필요할 때는 그곳만 들린다. 그 옆의 DKNY 매장까지는 가끔 가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은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김대원(가명·33)씨는 피부잡티를 가리기 위해 남성용 BB크림을 매일 이용한다. 피부가 깔끔하고 젊어보여 BB크림 사용에 매우 만족하고 있지만,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여간 곤욕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백화점 화장품 매장 직원들이 이 것 저 것 시연을 하면서 제품을 권해주지만, '남자가 화장하는' 모습이 아직까지는 부끄럽게 느껴지기 때문. 그래서인지 제품의 질이나 브랜드의 다양성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매장보다는 온라인 마켓을 자주 이용하게 된다.


최근 패션·화장품 등 뷰티에 관심을 갖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업체들이 남성들의 '쇼핑 공포'를 해소할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해 내고 있다. 남성 패션매장 한 가운데 와인 살롱을 마련하는가 하면, 이색적인 IT 소품만 취급하는 매장을 만들어 남성 고객들이 백화점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 이스트 4층은 스테파노리치, 톰포드, 키톤, 브리오니 등 남성 명품 브랜드들이 집적해 있는 곳이다. 특이점은 이들 남성 명품 브랜드들과 같은 층에 와인 매장이 위치해 있다는 것. 갤러리아 와인숍 '에노테카'는 지하 1층에 있던 매장을 4층으로 이전하고 와인에 관심이 많은 남성 고객들의 방문을 보다 용이하도록 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와인 숍을 남성 매장 안으로 옮긴 이후 실제 쇼핑을 하다 와인숍에 들려 와인을 구매해가거나, 에노테카 내에 있는 살롱 공간에 앉아 와인을 즐기는 고객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8층에는 이색적인 IT 소품만 취급하는 매장이 있다. 2~3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벽면의 여유 공간을 사용해 들어선 'IT 딕셔너리(dictionary)'는 남성들에게 작은 휴식처가 되고 있다.


'IT 딕셔너리'는 사전처럼 다양한 종류의 IT 관련 제품을 모았다는 의미로 약 10여개국 100여종의 희귀한 상품들을 소개하는 매장이다. 이색적인 IT 제품들이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고 백화점측은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남녀가 '따로 또 같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SPA(기획·제조·유통 일괄화) 브랜드 입점도 확대되는 추세다. 신세계는 이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매장 안에는 자체 엘리베이터를 두고 입점 브랜드 중 유일하게 밖에서 들어올 수 있는 별도 출입구도 냈다. 수수료도 수입 명품 브랜드와 비슷한 수준인 한 자릿수로 낮췄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SPA는 한 브랜드 내에 남녀 매장이 같이 있어 부부가 같이 쇼핑을 하기에 좋다"면서 "남성매장의 경우는 많이 붐비지 않기 때문에 남성고객들이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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