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GS칼텍스가 기름값 단계적 인상 방침을 밝힌 이후 언제 얼마씩 기름값을 올릴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자세한 인상 방안는 베일에 쌓인채 공개되지 않고 있다. 가격 공개가 자칫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5일 GS칼텍스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결정한 이후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언제 얼마를 올릴 것인지 앞으로도 밝힐 수 없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단계적 인상이 올 상반기 뜨거웠던 기름값 논란을 일단락 짓는다는 의미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반응은 꽤 폐쇄적 반응처럼 읽힌다. 또 '기름값이 묘하다'고 지적 받은 만큼,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해 오해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GS칼텍스가 기름값 단계적 인상 방안을 공개할 경우, 석유 유통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한차례 '주유소에 기름 공급을 줄였다'는 논란을 제공했던 만큼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매번 가격을 올릴때마다 정보를 공개해 소비자들로부터 '가격인상의 주범'이라는 낙인까지 찍히게 된다.
특히 가격 인상 일정이 공개될 경우, 가격 변동에 민감한 주유소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름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문이 몰려 석유 수급 불균형까지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
아울러 타 정유사에게 GS칼텍스의 가격 인상 방침이 알려지면 영업 측면에서도 주유소 주문 물량을 뺏겨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국제가격, 환율 등 가격 인상요인을 파악한 후 일주일에 한번씩 기준 가격을 결정하는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정부에서도 가격 변동을 철저히 감시하는 만큼 단계적 인상은 꼭 지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를 따라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이는 타 정유사들도 GS칼텍스가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예의주시 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GS칼텍스가 가격을 내린다고한 만큼 얼마나 내리는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달라지는만큼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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