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세계 고급 중대형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 부사장이자 아시아 지역 총괄 이사인 데이비드 폴리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무궁한 성장성에 대해 자신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은 법과 규제가 많지만 세계 경제의 중심이 아태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데다 아시아는 오토바이를 타는 문화가 정착한 나라들이 많은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할리데이비슨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 25만대 가량을 판매했다. 이는 할리데비슨 전체 판매량의 9.6%로 2007년(7%)에 비해 크게 신장된 것이다. 폴리 부사장은 4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인터뷰에서 "회사 목표는 미국 외 판매량을 지난 해 35%에서 2014년까지 4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라면서 "아태지역은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할리데이비슨은 20세기 초부터 아태 지역 진출을 추진했다. 1908년 일본을 시작으로 1917년 호주에 진출했다.그리고 한국에는 1999년 판매점을 냈고 이어 2005년과 2010년에 각각 인도와 중국에 판매대리점을 열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부사장직을 맡은 폴리가 2009년 아태지역의 총괄책임자에 앉은 것도 할리데이비슨이 그를 통해 아태지역에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폴리부사장은 밀워키 출신으로 위스콘신대 경제학과와 노던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1995년 할리데이비슨에 입사해 17년 간 몸담은 할리의 베테랑이자 숨은 보석이다.
폴리 부사장은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레저모터바이크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여성 고객들을 위한 '창고파티(Garage Parties)', 할리데이비슨 고객들을 위한 HOG(Harley Owner Group)랠리, 모든 모터바이크 고객들을 위한 스터지스(Sturgis) 랠리 등을 기획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시아는 소득이 높고, 여성들의 구입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창고파티를 통해 여성들이 배우고 직접 시연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고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을 들였지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시아 지역은 오토바이에 대한 수입 규제가 상당히 까다롭다.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과 90% 이상의 고관세율을 적용하는 데다 일본의 혼다, 야마하를 비롯해 중국의 광저우 모터스, 중선 모터사이클 등 자국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도 벌여야 한다.
그는 그렇지만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폴리 부사장은 "아시아 신흥 시장은 오토바이를 실용적인 운송수단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오토바이 산업의 발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회사 차원에서도 아시아 지역에 레저모터바이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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