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 노스다코타주 유전에 석유 240억 배럴이 묻혀 있다."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지난 3월 발표한 미국 억만장자 리스트에서 33위(순재산 86억 달러)를 차지한 유전개발업체 콘티넨털 리소시스의 창업자 해럴드 함(65)은 노스다코타주와 몬태나주의 배컨 지대에 석유 240억 배럴이 매장돼 있다고 주장한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0만7000원)에 육박하는 요즘 함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배컨에 1억 달러나 쏟아 부었다. 배컨에 대한 함의 과감한 투자와 240억 배럴 매장설로 콘티넨털 주가는 2009년 이래 250% 급등했다. 함이 보유한 콘티넨털 지분 72%의 가치는 80억 달러에 상당한다.
현재 배컨에서 가동 중인 유정 175개 가운데 25개가 함의 소유다. 배컨에서 콘티넨털의 석유 생산량은 지난 1년 사이 70% 급증해 현재 하루 2만8000배럴에 이른다. 함은 "5년 안에 배컨에서 하루 10만 배럴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미국 내무부 산하 지질조사국(USGS)은 지난 2008년 배컨에 43억 배럴에 상당하는 석유ㆍ천연가스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함이 추정하는 매장량은 240억 배럴이다. 이렇게 추정하는 근거는 과연 무엇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석유 매장지 640에이커(약 260만㎡)당 유정 한 개를 뚫을 수 있다. 그러나 함은 요즘 채유 기술이 발달해 면적 800만 에이커(약 324억㎡)의 배컨에서 유정 4만8000개를 뚫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한 유정에서 평균 50만 배럴을 생산한다고 가정할 경우 배컨에 총 240억 배럴의 석유가 묻혀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지금까지 확보한 매장량의 두 배로 미국의 연간 수요량을 3년 간 충족시킬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20세 때 석유개발업에 처음 뛰어든 함은 오클라호마주의 소작농 부모 밑에서 1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는 어릴 적부터 소 젖을 짜고 달걀을 거둬들이고 닭을 치며 살았다. 어린 그가 일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가정 형편은 매우 어려웠다. 그의 말마따나 "먹고 살기 위해 형제들 모두 어려서부터 일을 해야 했다." 함의 학력은 고졸이 전부다.
20세 되던 해 함은 물 펌프 트럭을 매입했다. 석유 시추액(진흙·물·화학약품의 혼합체로 시추할 때 윤활 및 냉각 작용을 담당한다)을 공급하고 시추 현장에 서비스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트럭이 석유개발업체 콘티넨털의 시발점이나 마찬가지다.
함은 자신이 어렸을 적 고생고생하며 자랐듯 자식도 고생을 해봐야 한다며 강인하게 키웠다. 컨티넨털 출범 초기 함의 부인은 회사에서 경리로 일했다. 딸은 6살 때부터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는 것부터 배우며 자랐다.
오클라호마주 에니드에서 콘티넨털을 이끌고 있는 함은 "지금도 20살 때처럼 현장으로 일하러 나가면 흥분돼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한마디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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