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절반, 나보다 출세한 아내 '마다할리 없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미혼 남성 절반은 결혼 후 아내가 자신보다 더 출세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가 커플예감 필링유와 공동으로 23일부터 29일까지 미혼남녀 532명(남녀 각266명)을 대상으로 '결혼 후 직장에서의 지위는 누가 더 높게 올라가는 것이 바람직할까?'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 응답자의 51.5%가 '남편', 48.5%는 '누가 더 높게 올라가도 상관없다'고 답했다.

반면 여성은 10명 중 8명 가량인 79%가 '남편', 21%가 '누가 더 높아도 상관없다'고 응답해 차이를 드러냈다.

사회적으로 잘 나가는 아내라도 가사일은 부부가 직접 부담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후 아내가 사회활동을 더 성공적으로 영위할 경우 가사는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할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남성 10명 중 9명은 아내가 출세해도 가사 도우미는 활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남성들은 출세한 아내를 둬도 가사일은 '반반씩 해야한다(65.8%)'고 답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여성은 '가사 도우미를 이용한다(45.9%)'고 답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즉 여성들은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할 경우 가사 도우미를 활용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남성은 부부 중 누군가가 처리하면 된다는 의식이 강한 것.

이에 대해 조은영 커플예감 필링유 매니저는 "여성은 가사나 육아 등에 대한 책임감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강하고 어려움도 구체적으로 파악한다"며 "과거에 비해 남성이 가사에 갖는 관심은 더 높아졌지만 현실적인 이해가 부족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맞벌이시 부부간의 수입은 누가 더 많은 것이 바람직할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남성(61.2%), 여성(70.6%) 모두 '남편이 훨씬 많아야'(남45.1%, 여47.7%) 혹은 '남편이 다소 많아야'(남16.1%, 여22.9%) 등을 꼽아 남편 소득이 더 많아야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아내가 더 많이 벌어야한다는 응답자는 남녀 불문하고 단 한명도 없어 눈길을 끌었다.

비에나래의 손동규 명품커플위원장은 "학교성적이나 각종 국가고시 등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사회생활에서 아내가 남편을 앞설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남녀 모두 수긍한다"며 "그러나 아직도 전통적인 성 역할 의식이 잔존해 있기 때문에 여성에게 직장에서의 우위를 강요하거나 강요당하는 데 대해서는 남녀 똑같이 부담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