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처음으로 열린 도쿄전력 주주총회에 역대 최다 인원이 참석했다. 총회 시간도 사상 최장을 기록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영향으로 가결될 것으로 기대됐던 원전 사업 철수안은 부결됐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28일 오전 10시 도쿄 프린스 파크 타워 호텔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번 총회에는 오후 3시 30분 기준 9302명이 참석해 지난해 기록한 기존 역대 최다 규모 3342명의 약 2.8배에 이르는 주주들이 몰렸다.
도쿄전력은 많은 주주들의 참석을 예상하고 좌석수를 지난해의 4000석에서 5600석으로 대폭 늘렸으나 턱없이 부족해 부랴부랴 추가 좌석을 마련했다. 도쿄전력의 주주는 3월31일 기준 93만3031명이다.
총회 시간도 1999년에 기록한 3시간42분을 훌쩍 넘겼다. 주주들은 원전의 안전성 뿐 아니라 원전 가동을 중단한 뒤 화력발전으로 대체하면서 발생하는 추가 연료비 충당 문제와 원전 피해자 배상금 지급에 따른 실적 영향 등 질의를 쏟아냈으며 이에 총회는 개회 6시간 9분만인 오후 4시9분에 종료됐다.
총회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진행에 불만을 가진 일부 주주가 의장 자리로 달려나와 큰소리를 내는 등 고성이 난무했다.
총회에서 주주들은 니시자와 도시오 신임 사장을 포함한 17명의 이사 선임안을 다수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어 2명의 감사 선임안도 가결했다. 카쓰마타 회장의 의장 불신임안은 다수의 반대로 부결됐다.
402명의 주주들이 기존 원전을 폐쇄하고 추가 원전을 만들지 않는다는 내용의 원전 사업 철수안을 제출했으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반대 다수로 부결됐다.
주주총회를 시작하면서 가쓰마타 쓰네히사 도쿄전력 회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죄송스럽다"면서 사과했다. 그는 이어 "원자력 손해배상 제도에 따라 피해자들의 손해 배상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우 어려운 경영 환경에 있다"면서도 "하루라도 빨리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영향으로 도쿄전력은 2010회계연도에 역대 최대 규모인 1조2470억엔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배상금 지급 등으로 향후 손실은 확대될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도쿄전력이 원전 사고에 의한 배상금으로 최대 11조엔(1360억달러)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고, 일본경제연구센터(JCER)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비용이 최대 20조엔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도쿄전력을 돕기 위해 일본 정부는 2차 보정예산안에서 일부를 지원할 전망이다. 일본 재무성이 마련한 초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조엔 규모의 2차 보정예산안에서 약 2300억엔을 도쿄전력을 지원하고 방사선 모니터링에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공수민 기자 hyunh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